[테마가 있는 4·13 격전지] 인천 연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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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인천 연수구에서는 15대 국회에 처음으로 발을 디딘 초선의원 3명의 한판 대결이 치열하다.

이 지역의 15대 총선 당선자는 민주당 서한샘 의원. 그는 98년 한나라당을 탈당, 국민회의에 입당했고 한나라당은 전국구 의원이었던 황우여(黃祐呂)의원을 공천했다. 또 국민회의 간판으로 서울구로갑에서 당선됐던 정한용(鄭漢溶)의원은 최근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하자 자민련으로 말을 갈아타고 지역구도 연수로 옮겼다.

지난 11일 오후 黃의원의 지구당 개편대회가 열린 인천여고 강당에서는 徐의원이 지난 97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는 장면이 비디오로 상영됐다. 徐의원의 탈당 경력을 부각하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선거운동도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徐의원측은 "서로 아는 사이여서 등산로나 노인정에서 마주칠 때는 페어플레이를 다짐하지만 돌아서면 잘 안되는 것 같다" 면서 "黃의원측의 행위는 등뒤에서 비수를 꽂는 격" 이라고 비판했다.

17만1천여명의 유권자들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슬로건 경쟁도 치열하다.

黃의원은 이회창 총재의 최측근 참모임을 내세워 '강한 인천, 힘찬 연수' 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TV 국어강사 출신의 徐의원은 "교육문제 등 할 일 많은 연수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다시 맡겨달라" 고 호소한다.

鄭의원은 '탈(脫)연고주의' 를 내세우면서 "문화 불모지대인 인천을 문화도시로 만들겠다" 는 공약을 내걸고 있다.

한국신당 유각균(劉珏均)씨는 "연수가 낙하산 의원들의 집합소냐" 며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를 만든 장본인들 대신 참신한 선택을 해달라" 고 가세했다.

아파트 거주자 중 80%가 중.대형에 살고 있으며, 서민층 등이 30%에 달하는 지역특성에 맞춰 후보들도 특화된 득표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黃.鄭의원은 문화적 접근방식을 통해 중산층을 공략하고 있으며, 徐의원과 劉씨는 밑바닥을 훑고 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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