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검증제도 생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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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가 앞으로 '시청률 조사.검증 협의회' 를 구성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친다.

방송광고공사 강동연 사장은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시청률 조사 과정 및 결과를 객관적으로 평가.검증할 수 있는 시청률 조사.검증 협의회를 이달 30일 발족시킬 것" 이라고 밝혔다.

시청률 조사.검증 협의회는 현재 에이씨 닐슨 코리아와 TNS 미디어 코리아가 제공하는 시청률 자료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검증해 방송 광고비 책정에 반영하기 위해 구성된다.

협의회 구성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대체로 방송사.광고사.학계 등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1년에 한 두 차례 시청률 검증작업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신문별 발행부수를 공개하는 신문발행부수공사제도(ABC)와 비슷한 제도이다.

또한 방송광고공사는 통합방송법에 따라 광고판매대행사, 일명 '미디어랩' 이 올해 안에 선보일 것에 대비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사업을 다양하게 펼친다.

눈에 띄는 것이 광고영업의 과학화를 위한 글로벌 스탠더드(GS)의 도입. 시청률의 높고 낮음에 따라 광고비 단가를 조정하는 '탄력요금제' 등 외국의 선진 광고판매기법들을 다음달부터 도입한다.

그러나 이를 전면 실시할 경우 경쟁력이 취약한 군소 방송사들의 반발이 예상돼 'KBS.MBC.SBS 등 방송3사의 모든 프로그램으로 한정했다.

이밖에 지금까지 광고회사들이 자체적으로 수행하던 APR(Audience Profile Research)사업, 즉 시청자 행태조사를 공사가 주도적으로 실시해 방송광고와 물품구매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기초자료를 확보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런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까지는 주변의 견제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설될 미디어랩과의 관계가 쟁점. 통합방송법시행령에 따르면 미디어랩은 광고공사가 출자하는 것으로 돼 있어 과연 두 회사가 실질적인 경쟁체제를 유지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순수 민영 미디어랩의 신설을 주장해왔던 방송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한정된 광고시장에서 과연 시장경제원리에 입각한 경쟁이 가능할 지 의심스럽다" 고 말했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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