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돋보기] 생선 등급싸고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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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생선을 비롯한 수산물의 규격을 어떻게 정해야 할지를 놓고 유통업체들이 고심하고 있다. 산지나 신선도.어획량에 따라 값이 천차만별인데다 규격에 대한 별다른 규정이나 지침이 없기 때문이다.

때문에 백화점 등 유통업체들이 생선을 전단에 소개할 때에도 '10마리에 얼마' 등으로 두루뭉실하게 마리를 기준으로 가격을 적고 있다. 급기야 한화유통은 자체적으로 각종 수산물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 적용하고 있다.

낙지.고등어.명태.오징어.코다리명태.참굴비 등 6가지 생선을 무게에 따라 대.중.소로 나누는 일종의 '중량제' 를 도입했다.

한화유통 수산물 구매팀장 김성철 과장은 "생선의 크기는 꼬리와 머리의 길이가 어종에 따라 애매해 무게로 규격을 통일하는 게 합리적" 이라고 중량제를 채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예컨대 참굴비의 경우 무게(10마리 한세트 기준)가 2천7백g 이상이면 최상품(명품)으로 분류한다. 1천8백g 이하는 최하위인 3호로 정한다.

현대백화점은 길이로 등급을 나누는 '키재기' 를 원칙으로 세웠다. 참굴비세트(10마리)에서 29㎝ 이상이면 특호로, 27㎝ 짜리는 1호, 25㎝는 2호, 23㎝는 3호 등으로 등급을 나눈다. 현대는 고객이 굴비 길이를 매장에서 직접 잴 수 있도록 눈금표를 비치하고 있다.

현대가 길이로 참굴비의 등급을 나누는 것은 굴비산지에서 상.중.하품을 크기에 따라 정하는 관행을 참고한 것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굴비는 건조상태 등에 따라 무게가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중량으로 가격이나 등급을 정하는 것은 무리" 라고 주장했다.

LG백화점은 참굴비 크기를 2~3㎝ 단위로 나눠 모두 10등급으로 분류하는 키재기 원칙을 적용한다. 다른 선어(鮮漁)는 매일 노량진수산물시장의 경락가격을 기준으로 값을 매기고 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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