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최대 시장 중국에 세번째 공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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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왼쪽)이 자칭린(賈慶林)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의 해외 최대 시장이 32년 만에 미국에서 중국으로 바뀔 전망이다. 현대차는 1977년 미국에 포니를 첫 수출하며 해외에 진출했다. 현대차의 중국 합작사인 베이징현대는 올 1~10월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46만590대를 팔았다. 같은 기간 미국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한 37만3222대를 파는 데 그쳤다. 베이징현대는 연말까지 57만 대를 팔 전망이다. 이로써 현대차는 중국에서 해외 단일시장으로는 처음으로 ‘연간 50만 대 판매벽’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12일 베이징 공장을 방문해 현지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에 제3공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에는 현재 각각 연산 30만 대의 1, 2공장이 있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내륙 판매를 강화하기 위해 3공장 건설을 합작사와 상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형차가 효자=올해 중국 자동차(상용 포함) 시장은 전년 대비 35% 늘어난 1200만 대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단일 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승용차 시장의 경우 올해 1∼9월 574만6028대로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중국 정부가 올해 소형차에 보조금을 준 덕분이다. 베이징현대의 경우 지난해 선보인 중국 전략모델인 위에둥(아반떼 현지 모델)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위에둥은 넓은 실내공간과 일본의 도요타 경쟁차보다 15% 정도 싼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지난해 8만6000여 대에 이어 올해 10월까지 19만7500여 대를 팔았다. 중국 소형차 시장에서는 선두다. 기아차의 중국 합작법인 둥펑위에다기아도 올해 23만 대를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3공장 추진=현대차는 베이징에 각각 연산 30만 대 규모의 1, 2 공장에 이어 내년 하반기에는 연산 30만 대 규모의 3공장 건설에 착수할 계획이다. 현대차 중국사업본부 관계자는 “당초 3공장은 베이징이 아닌 내륙 지방을 공략하기 위해 검토했었다”며 “그러나 합작사인 베이징차의 반대가 심해 베이징 근교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004년 중국사업본부에서 ‘2010년까지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50만 대를 생산하면 된다’는 보고를 하자 정 회장은 100만 대로 늘리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2005년부터 30만 대 규모의 2공장 건설에 들어갔고 기아차도 14만 대 규모의 1공장에서 30만 대 규모의 2공장을 추가로 건설했었다.

정 회장은 이날 “브랜드 제고를 위해서는 품질이 가장 중요하다”며 “중국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의 연비와 디자인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 회장은 같은 날 베이징에서 중국 서열 4위인 자칭린(賈慶林) 주석을 만나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김태진 기자,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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