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손회장 "과다한 사회적 비용부담 기업 경쟁력 약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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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손길승(孫吉丞)SK그룹 회장은 "우리 기업들은 생산활동과 무관한 사회적 비용을 너무 과중하게 부담해왔다" 며 "기업은 기업 본연의 일을 충실히 할 수 있어야 한다" 고 밝혔다.

孫회장은 19일 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열린 최고경영자 연찬회에서 강연을 통해 "사회적 비용부담은 결국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취약하게 만든 원인 중의 하나" 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에 동네 파출소 하나만 지어도 인근 기업들이 돈을 내줬고 홍수가 나거나 가뭄이 들었을 때, 또 월드컵을 개최한다고 할 때도 결국 기업들이 돈을 내주지 않았느냐" 며 "그 어떤 나라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담이 과중했다" 고 밝혔다.

孫회장은 이어 "방위성금.수재의연금.체육성금 등 수많은 이름의 기부금은 기업의 입장으로 볼 때 결국 비용을 증가시키는 것" 이라며 "기업 부채비율이 높아진 것도 일부는 이런 과중한 사회적 비용 탓" 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기업인들도 사회 지도층으로서 우리 사회에 기여해야 할 몫이 분명히 있다" 며 "비록 사회적 비용이기는 하나 사회공헌 활동에 기업인들도 발벗고 나서야 하며 그런 기업만이 21세기형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기업부실의 원인으로 ▶자연자원의 빈곤 ▶국내시장 협소 ▶높은 자본조달 비용 등을 들었다.

한편 孫회장은 정부와 기업간 관계에 대해 "고도성장기에는 우리 경제발전의 중요한 역할을 정부관료 엘리트들이 수행해왔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며 "그러나 지금은 과거와 같이 일방적인 관료 엘리트의 지도가 아니라 기업인과 관료간의 충분한 협력이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김동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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