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 Y2K' 미 · 러 합동작전 …세계각국 24시간 비상, 금융혼란등 점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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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도쿄.모스크바 AP.AFP〓연합]세계는 지금 Y2K(컴퓨터 2000년 인식오류) 문제 방지를 위한 최종 점검이 한창이다. 불과 4일 앞으로 다가온 새천년 벽두의 대혼란을 막기 위해서다.

미국은 Y2K로 인한 핵무기 발사와 같은 최악의 우발사고 방지를 위해 러시아와 강력한 공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군 전문가들은 로키산맥의 콜로라도 스프링스 소재 북미방공사령부(NORAD)에 24시간 비상대기하며 양국이 보유한 4천여개의 핵무기가 뜻하지 않게 발사되는 사고를 막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모스크바 외곽의 군사기지에 미군 컴퓨터전문가를 파견, Y2K 발발 가능성에 대비하는 한편 워싱턴과 모스크바 사이에 개설된 핫라인 8개 회선에 대한 점검과 보수작업도 실시했다. 러시아는 연초에 전력 및 난방시설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다분하다는 서방측 우려에도 불구, 최근 2년간 수천대의 컴퓨터에 대해 철저하게 점검했기 때문에 Y2K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원자력부는 연초에 예기치 않은 돌발상황에 대비해 미국 에너지부와 긴밀히 협조, 각종 정보를 교환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은 Y2K에 대한 국가 전반의 준비작업이 완료됐다고 자신하면서도 금융과 통신 서비스 분야에서는 예상치 않은 대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는 것으로 보고 대비책 마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전국 은행들은 밀레니엄 버그를 우려한 고객들이 연말에 현금을 집중적으로 인출하면서 금융서비스가 마비될 가능성에 대비, 현금 보유량을 예년에 비해 2배나 많은 13조엔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아르헨티나.칠레.브라질.에쿠아도르 등 남미국가 항공사들은 오는 31일 오후와 1일 오전에 국내외선을 막론하고 항공운항을 전면 중단한다. 또 홍콩은 Y2K 발생시 비행중인 항공기가 안전하게 회항할 수 있도록 첵랍콕 국제공항의 활주로 2개중 1개를 비상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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