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리벡·이레사 맞먹는 신약" 다발성 골수암 치료제 시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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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항암제 치료로 벽에 부닥쳤던 다발성 골수종 환자의 수명을 1년 이상 연장하는 약이 이달부터 국내에서 시판된다.

미국에서 개발돼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벨케이드'란 항암제다.

다발성 골수종은 국내에서 매년 50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한다. 주로 65세 이상 노년층에서 발병하나 최근엔 환자의 연령이 낮아지는 추세다. 일단 발병하면 생존율은 매우 낮다. 발병 뒤 평균 7개월 생존이 고작이다.

벨케이드는 글리벡.이레사에 견줄 만한 '신선하고 획기적인' 항암제로 통한다.

'만약(萬藥)이 무효'였던 말기 다발성 골수종 환자 2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국의 임상시험에서 '벨케이드'는 35%의 반응률을 나타냈다. 특히 이 중 12명은 완전 관해(암세포가 완전히 사라진 상태)를 보였다.

그러나 이 항암제가 암을 완치시킨다고 보긴 어렵다. 다발성 골수종은 재발이 잦은 암이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환자의 생존기간을 평균 14개월 연장했다는 사실은 대단한 성과다.

그동안 환자는 이 약을 희귀의약품센터에서 직접 구입했다. 그러나 이달부터 의사 처방이 있으면 살 수 있다. 1, 2차 항암제로는 효과가 없어 불가피하게 벨케이드를 3차(최종)약으로 주사 맞을 경우엔 머지않아 건강보험 적용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 적용을 받지 않으면 1사이클(3주 동안 네번 주사) 약값이 700여만원에 달한다. 최상의 효과를 얻으려면 이 항암제를 5사이클은 맞아야 한다.

서울대병원 혈액내과 박선양 교수는 "이 약이 비호치킨성 림프종.비소세포성 폐암.유방암.전립선암.난소암 등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현재 2상 임상 시험 중)"고 말했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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