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 시리아대통령, 갑자기 평화협상나선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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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하페즈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평화협상에 나서는 배경은 무엇일까. 아사드는 지난 70년 쿠데타로 집권한 후 중동의 아랍국들을 결집해 대(對)이스라엘 투쟁을 주도해온 인물. 테러리스트들에게 기지를 제공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은 탓에 시리아는 미국의 테러국 리스트에도 올라 있다.

이스라엘과는 골란고원 반환을 미리 약속하지 않으면 협상테이블에 앉지도 않겠다고 공언해 왔다.

때문에 그의 갑작스런 유화적 태도는 주변국들을 어리둥절케 하고 있다.

아사드는 현재 69세. 자신의 아들 아사드 2세에게 권력 승계를 꾀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아사드가 아들에게 테러국으로 지목된 이후 피폐해진 경제상황을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물밑 교섭을 통해 평화협상에 나서는 대가로 경제제재 해제와 금융지원을 확보했다는 것. 또 대 이스라엘 투쟁에 공동보조를 취해 왔던 이집트.요르단.팔레스타인 등이 차례로 이스라엘과 화해하면서 중동에서 더 이상 시리아가 설 자리가 사라졌다는 것도 아사드가 이번 협상에 나서는 결정적인 이유로 꼽힌다.

그러나 아사드는 갑작스런 자신의 입장변화가 쑥스러웠던지 협상테이블에는 알 사라 외무장관을 대신 내보낼 예정이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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