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유엔 외톨이' 설움 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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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유엔본부〓신중돈 특파원]국제 외교의 중심지인 유엔에서 이스라엘이 겪어온 50년 '왕따' 의 설움이 마침내 풀릴 전망이다.

이스라엘이 외톨이가 돼온 것은 유엔내 각 지역그룹 중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유일한 회원국이기 때문.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이나 총회 의장 등 유엔 감투는 대부분 지역그룹에 안배돼 그룹내 경쟁과 협의를 통해 결정되기 때문에 '무소속' 이스라엘로서는 엄두도 못낼 형편이었다.

이스라엘은 지리적 위치로 볼 때 아시아그룹에 속하지만 그룹내 아랍국들의 반발로 지역그룹 가입 노력이 번번이 실패로 끝났다. 유럽그룹에서도 순번제로 돌아가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경쟁자가 늘어난다는 점과 아랍국가들의 보복 등을 우려, 이스라엘의 가입신청에 냉담한 반응을 보여왔다.

이스라엘의 설움은 75년 총회에서 시온주의를 인종차별주의로 규정하는 결의안이 채택되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그러나 최근 호주.뉴질랜드를 포함한 서유럽.기타국 그룹이 이스라엘을 임시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데 만장일치에 가까운 합의에 도달함으로써 드디어 이스라엘의 한이 풀릴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에는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도어 골드 유엔주재 이스라엘 수석대표는 "유엔에서 유대국가에 대한 집단 차별을 제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해 왔으며 이제 최종 결승점에 근접해 있다" 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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