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세희기자에게 물어보세요] 장모님이 의심이 많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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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문> 일흔세살인 장모가 6년 전부터 의심이 많아지셨어요. 밤에 잘 때 이웃사람이 들어와 머리를 뽑으며 못살게 군다고도 하고, 멀리 떨어져 사는 사위.며느리가 주변 사람을 시켜 당신을 해코지한다고 하세요. 그렇지만 혼자 여행도 잘 다니며 건강하십니다 (대전 사위).

<답> 장모님은 노년기에 나타나는 '노인 정신병' 을 앓고 계시군요. 나이든다고 정신건강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노인은 고독감.현실 적응능력 및 스트레스 대처능력 감소 등으로 정신건강을 잃기 쉽거든요. 치매를 비롯해 정신분열병.우울증.알콜중독.신경증 등이 나타날 수 있어요. 장모님의 의심을 풀기가 어려우시죠? 부당한 의심을 하는 원인은 피해망상 때문인데 이는 노인 정신병의 가장 흔한 증상이랍니다.

망상이란 '사실과 다른 잘못된 생각' 인데 아무리 이치에 맞게 설명해도 설득이 안되지요. 불안.초조감이 심해져 사소한 일에도 화를 잘 내고 불평이 많아지며 말다툼이 잦고 원래 갖고 있던 성격문제도 악화돼 나타나는 경우가 흔합니다.

또 배우자와 사별하는 등 마음에 상처받는 일을 계기로 우울증에 빠지기도 쉽고요. 하루라도 빨리 장모께 정신과 전문의 진료를 받도록 하세요.

'노인은 원래 정신이 또렷하지 않을 수 있으니까…' 하고 간과하기 쉽지만 노인 정신병도 일반 정신병처럼 장기간 약물치료를 하면 치료효과가 좋아요.

실제로 치료후 환자의 괴로움이 덜어짐은 물론 행동이 호전되면서 대인관계에서 불협화음도 줄어든답니다.

황세희 기자

◇ 상담을 원하는 분은 문의내용을 생활과학부 팩스 (02 - 751 - 5627) 로 보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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