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용인 도시고속도로 환경파괴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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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분당신도시 인근인 경기도 용인시 죽전택지지구 내 3천여가구 아파트 및 상가 주민들은 최근 한국토지공사가 추진중인 도로가 개설될 경우 엄청난 환경파괴가 우려 된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토지공사와 용인시측에 사전에 공청회나 설명회를 통해 주민의견을 수렴할 것을 요구해왔으나 번번이 묵살돼 왔다고 주장했다.

25일 경기도에 따르면 토지공사는 분당 (구미동)에서 용인 죽전지구~동백지구를 연결하는 도시고속화도로 (6.5㎞) 를 개설할 예정이다.

빠르면 내년 말 착공되는 이 도로는 왕복 4차선 규모로 건설되며 모두 2천억여원의 공사비를 투입할 계획이다.

문제는 고속화 도로의 죽전지구 통과구역 대부분이 아파트 밀집지역이거나 산림이 우거진 곳이라는 점이다.

특히 산내들 현대아파트 단지의 경우 도로와의 거리가 놀이터에서 8m, 아파트에서 15~20m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최소한 아파트 단지에서 30m 이상 거리를 두고 도로를 내거나 지하도로화 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민들은 삼림이 울창한 마을 주변의 산에도 도로가 통과해 30~50년생 나무들이 잘려나가게 되는 등 황폐화된다고 주장했다.

죽전지구 인접 야산 3만여평에는 앞으로 아파트.빌라 등 공동주택이 들어설 계획이어서 결국 숲 자체가 사라질 전망이다.

주민 김성택 (金成澤.45.회사원) 씨는 "도심에서 보지 못하던 자연림이 주변에 위치해 있고 공기가 맑다는 이점 때문에 입주했는데 모두 아파트 숲으로 변해버릴 처지에 놓였다" 고 불평했다.

주민 손기웅 (孫起雄.54.회사원) 씨는 "용인시는 주민들의 문제점 지적과 대책요구를 계속 외면한데다 지난 17일에는 토지공사와 주민들이 참석한 공청회에도 불참했다" 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토지공사 관계자는 "설계나 공법 등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며 "주민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 나아갈 것" 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소음.공해 차단 녹지나 완벽한 방음벽 설치도 구상 중" 이라며 "앞으로 피해지역 주민들과 의견을 교환, 불편을 최소화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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