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대학평가] 국내 대학 종합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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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중앙일보 대학평가의 부문별 1위 대학의 면면이 지난해 평가와는 대부분 달라졌다. 이화여대는 외국에서 온 어학연수생, 학점교류 학생이 전체 재학생의 11%(지난해는 6%)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외국인 교환학생 비율은 전체 평가대상 88개 대학 중 지난해 4위에서 1위로 올랐다. 한국외국어대는 외국인 교수 비율과 해외 파견 학생 비율에서 1위에 올랐다.

이처럼 대학들은 ▶국제화 ▶교수 연구 ▶교육 여건 ▶평판도·사회진출도 등 4개 영역의 평가에서 접전을 벌였다. 경희대는 1994년부터 시작한 본지 대학평가에서 16년 만에 처음으로 가장 높은 8위에 올랐다. 서울대도 3년 만에 2위로 복귀했다. ‘영원한 맞수’인 고려대와 연세대는 다시 순위 바꿈을 했다. 지난해 연세대에 이어 5위였던 고려대가 4위로 앞선 것이다. 고려대는 평판도·사회진출도와 해외 교환학생 수 부문 평가가 좋아 3년(2006년) 만에 4위에 올랐다. 두산그룹이 인수해 개혁을 추진 중인 중앙대와 학교 앞 부지 개발 수익으로 공격적인 경영을 하는 건국대도 성과를 보였다. 지방국립대들은 교육여건 개선에 힘썼다. 제주대는 지난해 57위에서 34위로 급상승 했다.

◆투자가 대학 발전의 시작=경희대에는 다른 대학에 없는 게 있다. 교수·총학생회·직원·동창회 등이 모두 참여하는 기획위원회다. 매달 열린다. 조인원 총장이 회의를 주재하면서 부족한 부문을 찾아내 어떻게 키울지 결정하는 것이다. 1년간 전임교수 116명, 장학금 59억원, 학위과정 외국인 학생 수(1500명→3000명) 증가 등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이 회의 덕분이다. 조 총장은 “대학은 기업과 같은 획일적인 집단이 아니다”며 “대학 구성원이 공감하고 개혁에 참여하려는 의욕을 불어넣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앙대는 ‘박용성 이사장’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됐다. 평판도 조사(여론조사기관인 R&R 시행)에서 ▶기부하고 싶은 대학(14위→12위) ▶진학을 추천하고 싶은 대학(13위→10위) 등 7개 부문에서 순위가 올랐다. 중앙대는 경기도 하남캠퍼스 개발과 학과 구조조정 등의 과제를 추진 중이다.

건국대는 지난해 16위에서 14위로 2계단 올랐다. 튼튼한 재정을 바탕으로 학교를 개혁하는 모델이 되고 있다. 특히 김경희 이사장이 적극 뛰고 있다. 학교 인근에 조성한 대규모 상업시설에서 나온 수익금을 병원과 대학 개혁에 투자해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외국인 교수 수가 두 배(전체 전임교수의 3.74%→8.76%)로 늘어난 게 가장 큰 변화다. 정부의 세계 수준 연구중심대학(WCU)에 선정되면서 재단의 종자돈이 투입된 것이다.

◆국제화 경쟁 치열=종합평가 10위로 뛰어오른 한국외국어대는 국제화 부문 1위를 했다. 외대는 전체 전임 교수 중 외국인 교수 비율이 24.5%에서 30.8%로 높아졌다. 외국에서 국내 학위를 받기 위해 온 유학생의 국적도 다양해졌고, 학점 교류나 공동학위제 등을 통해 외국에 나가 공부하는 교환학생이 머무는 국가도 다변화했다. 박철 총장은 “2~3년 안에 외국인 교수 비율을 50% 이상으로 높이겠다”며 “한국 캠퍼스의 국제화와 더불어 외국과의 교류를 확대해 한국 최고의 글로벌 대학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울대는 국립대에 취약했던 국제화 부문에 집중 투자를 했다. 외국인 전임 교수는 공무원 정원 증원 제한 문제 때문에 쉽사리 늘리기 어려운 게 국립대의 현실이다. 이장무 총장은 외국인 전임 교수 증원 문제를 풀기 위해 기금으로 전임 교수를 대거 채용하면서 이 문제를 풀어나갔다.

종합순위 6위인 성균관대와 7위인 한양대는 영어강의 비율을 지난해에 비해 두 배로 늘렸다.

◆2009년 중앙일보 대학평가팀

강홍준 기자(팀장·본지 교육개발연구소장)
강혜란·박현영·이진주 기자
유지연·어혜원·우호진·이하늘 연구원

▶연락처:webmaster@jedi.re.kr

자세한 내용은 중앙일보 교육개발연구소 홈페이지(www.jedi.re.kr)를 참조하세요.

자문단 >>임윤수 충남대 기획처장, 김정완 전남대 전 기획처장, 양명국 울산대 전 기획처장, 조병춘 경희대 사무국장, 한재민 고려대 기획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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