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앞두고 '어린이뮤지컬' 풍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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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공연장의 애물단지가 제일 대접받는 주된 고객으로 당당한 변신을 하는 계절이 돌아왔다. 어린이 시즌 5월을 앞두고 어린이를 겨냥한 공연물들이 줄줄이 무대에 오르는 것.

어린이물이라고 하면 흔히 학예회 수준의 조잡한 무대를 떠올리기 쉬우나 작품성을 내새운 대작들이 많아 아이들의 손을 잡고 공연장을 찾는 어른들도 모처럼 작품에 빠져들 좋은 기회다.

특히 뮤지컬에서 발레, 전래동화에서 창작물, 러시아 미녀배우에서 인기가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과 출연진들로 관객을 유인하는 작품들이 많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작품은 악극시장의 맞수 SBS와 MBC가 어린이 공연 시장에서 벌이는 뮤지컬 맞대결이다.

24일 동시에 '미녀와 야수' (5월 9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극단신시) 와 '공룡대모험' (5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서울시립뮤지컬단) 막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미녀와 야수' (강대진 연출) 는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브로드웨이판과는 다른 순수한 우리 뮤지컬이다. 아름다운 벨과 저주를 받아 야수로 변한 왕자의 사랑이야기, 그리고 의인화한 시계.주전자 같은 캐릭터의 등장은 디즈니 만화와 비슷하지만 한국판은 노래와 춤을 어린이 눈높이에 보다 가깝게 맞추었다. 벨 역에는 인기가수 박지윤과 뮤지컬배우 김선경이 더블캐스팅됐다. 02 - 369 - 2912.

한편 MBC가 서울시립뮤지컬단과 함께 제작한 '공룡대모험' (김광휘 극본.이종훈 연출) 은 이름처럼 공룡들이 주인공이다. 풀잎나라의 초식공룡 셀리와 디노왕자 사이의 사랑, 그리고 이빨나라 육식공룡 사이의 싸움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묘사했다. 02 - 368 - 1515.

두 작품 모두 10억원 가까운 제작비를 들여서 만든 스펙터클한 대작인데다 연예인을 만나는 또 하나의 재미를 추가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정동극장의 가족 뮤키컬 '나무꾼과 선녀' (김춘경 연출.이고르 야큐센코 작곡) 는 5월 3일부터 30일까지 정동극장에서 계속된다. 97년 초연 이후 여러번 수정작업을 거친 한국.러시아 합작품으로 이번 공연에는 특히 러시아 여배우 마리나 야코블레바가 천상선녀로 출연해 한층 환상적인 분위기를 돋을 전망이다. 02 - 773 - 8960.

유니버설 발레단도 문예회관의 첫 무용 기획공연인 '동물의 사육제' 로 5월 어린이 공연에 가세했다. 잘 알려진 생상의 음악을 로이 토비아스 안무의 발레로 형상화한 30분짜리 작품 하나와 문훈숙 단장이 어린이들에게 발레를 이야기해주는 '재미있는 이야기발레' 로 구성된다.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30일부터 5월 5일까지 공연. 02 - 760 - 4640.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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