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희소금속 확보’ 민·관 총력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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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일본 정부와 기업이 ‘2인 3각’이 돼 희소 금속 확보를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고 요미우리(讀賣)신문이 8일 보도했다. 희소 금속은 리튬·티탄·코발트·희토류(rare earth) 등을 말한다. 형상기억합금·액정패널·전지·차량 강판 등 전자제품·자동차 첨단 부품을 만드는 데 쓰인다. 이들 금속은 산출지가 중국·아프리카 등에 집중돼 있다. 그런데 최근 국제 수요가 급증하고, 중국은 ‘독점 희귀 광물 무기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본지 9월 3일자 18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일본 정부는 이에 맞서 다각적인 외교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집권하는 민주당도 정책 공약에서 “희소 금속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자원부국과의 교류를 강화한다”며 자원외교 강화를 약속했다.

◆해외 자원 개발 강화=일본은 보츠와나·잠비아·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남부 3개국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일본은 이들 국가에 정부개발원조(ODA)를 제공하는 대가로 자원 탐사 계약 등을 잇따라 맺어왔다.

지난해 7월에는 ‘석유·천연가스·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가 플래티넘·코발트·니켈이 풍부한 보츠와나에서 인공위성 탐사를 개시했다. 인공위성에서 적외선을 투사한 뒤 수집한 자료를 분석해 매장 위치와 매장량을 조사하는 방법이다. 이들 자료는 민간기업에 제공돼 사업화로 연결된다. 올 7월에는 잠비아에서 같은 방법의 업무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이달 중에는 모잠비크·나미비아에서도 계약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스미토모(住友)상사는 카자흐스탄의 국영원자력공사와 협력해 우라늄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에서 하이브리드 차량 모터에 쓰이는 희토류 회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는 “내년에는 일본으로 수입해 산업 현장에 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도요타(豊田)통상은 지난해 인도에서 현지 기업을 인수한 데 이어 올해 베트남 국영광물회사와 장기 구매계약 체결을 맺어 연내에 희토류 수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일본 열도 주변 탐색=일본 정부는 일본 열도 주변의 바다 밑도 샅샅이 뒤지고 있다. 일본은 영해와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합한 면적이 세계 6위여서 광물 자원이 상당량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산산업성은 올 초 ‘해양에너지·광물자원개발계획안’을 마련하고 석유·천연가스는 물론 희소 금속 등 광물 자원 확보에 나서고 있다.

개발 대상은 코발트 리치 크러스트, 해저열수광상, 석유·천연가스, 메탄하이드레이트 등이다.

◆한국도 확보에 비상 걸려=한국광물자원공사는 2003년 중국 시안(西安)에 한·중 합작으로 희토류 가공법인 ‘시안맥슨신재료유한공사’를 설립해 매년 약 1000t의 희토 산화물을 생산 중이다. 또 정부와 광물자원공사는 최근 2차 전지 핵심 광물인 리튬 확보를 위해 리튬 자원 보유국인 칠레·볼리비아 등과 공동개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올해부터는 광물자원공사와 조달청이 공동으로 희소 금속 비축도 시작했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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