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 재·보선] 벌써 기싸움…과열 우려 높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국회의원 2명과 안양시장을 뽑는 3.30 재.보선은 현 정권의 집권 1년에 대한 중간평가적 성격을 띠고 있다.

그래서 각당은 중앙당 차원의 홍보대책반을 구성하고 지원책을 마련하는 등 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되지 않았는데도 초반 기세싸움이 만만찮다.

과열이 예고돼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 서울 구로을 = 재.보선의 하이라이트 지역. 지난해 1월 초대 노사정 (勞使政) 위원장을 맡아 협상력을 발휘한 국민회의 한광옥 (韓光玉) 부총재와 기아비리 혐의로 구속된 이신행 (李信行.한나라당) 전 의원의 '명예회복' 을 주장하는 부인 조은희 (趙恩姬) 씨가 격돌한다.

인구분포는 호남.충청출신이 55%이며 서민층이 주류를 이룬다.

97년 대선과 98년 6.4지방선거에서는 국민회의가 각각 50.3%, 63.8%를 득표해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96년 15대 총선에서는 당시 신한국당 이신행 후보가 4천여표차로 승리한 곳이기도 하다.

결국 이번 선거는 인물 (韓후보) 대 조직 (趙후보) 의 구도로 전개될 전망.

이 때문에 韓부총재는 가장 먼저 김병오 (金炳午) 전 지구당위원장의 조직을 넘겨받는 데 주력해왔다.

또 충청.호남표의 결집이 승부의 관건이라 보고 자신과 함께 DJP연대의 실무주역이었던 자민련 김용환 (金龍煥) 수석부총재의 집중지원을 요청해놓은 상태. 趙후보는 남편의 사법처리가 '표적사정' 이란 논리를 펴면서 기존조직 다지기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당지도부는 지명도에서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박근혜 (朴槿惠) 부총재 등 스타급 의원들을 총동원할 계획이다.

◇ 경기 시흥 = 자민련 김의재 (金義在) 후보는 호남과 충청권의 공조, 한나라당 장경우 (張慶宇) 후보는 고 (故) 제정구 (諸廷坵) 의원의 지지기반 흡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민련측은 유권자 중 충청출신이 26%, 호남출신이 25%에 달하는 점을 감안해 공동여당의 공조가 승패를 가름할 것으로 보고 대책을 마련 중이다.

자민련은 우선 선거대책위원장에 이태섭 (李台燮) 의원 외에 국민회의 경기도지부장인 이윤수 (李允洙) 의원을 내세우고 선거대책본부장에도 자민련과 국민회의측 인사를 함께 포진시킬 계획. 시화지구와 그린벨트 등 지역개발 문제를 주요 이슈로 내건다는 구상이다.

張후보는 지난 15대에서 42.9%의 지지를 얻은 諸전의원 조직인수에 주력하고 있다.

張후보는 또 3선의 경력과 함께 자신이 시흥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토박이론' 으로 밑바닥 표를 끌어모은다는 전략이다.

◇ 안양 = 국민회의는 지난 6일 이준형 (李俊炯.50) 안양만안 지구당위원장을 안양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확정한 데 반해 한나라당은 아직 적절한 후보감을 찾지 못해 애태우고 있다.

안양은 지난해 6.4지방선거때도 李후보가 한나라당 이석용 (李奭鎔.구속) 씨에게 93표차로 패한 여야간 박빙의 승부처. 李후보는 경선이 끝나자마자 이석현 (李錫玄).최희준 (崔喜準) 의원 등 안양지역 현역의원 조직의 도움까지 받아 막바로 선거체제에 돌입했다.

유권자의 출신지별 분포상 일단 자신들이 유리하다는 게 국민회의측의 분석이다.

특히 충청권 유권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 (34%) 자민련측과의 공조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한나라당은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인 박종근 (朴鍾根.61) 지구당위원장.신중대 (愼重大.53) 안양부시장 등을 후보감으로 거론하고 있다.

현지에선 정용대 (鄭用大) 안양사회연구소장의 출마설이 나돌고 있으나 중앙당은 보다 확실한 필승카드를 물색 중인 듯하다.

한발 앞서가는 국민회의에 맞서 한나라당의 반격이 주목된다.

이하경.전영기.유광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