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권력구조 달라지나]여권 권력구조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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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정치권 권력구도의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여야 3당의 취약한 리더십과 내년 4월의 16대 총선을 앞둔 2인자 그룹의 암중모색이 이를 부채질한다.

2인자 그룹은 정치적 이해관계와 목표에 따라 활동반경을 최대한 넓혀가는 중이다.

내각제 개헌을 소리높여 외치는 자민련 내부에선 JP 이후를 노리는 2인자 그룹의 고지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한나라당은 총선국면까지 당권을 확실히 유지해 대권에 재도전하려는 이회창 (李會昌) 총재와 이에 도전하는 비주류의 갈등이 첨예화하고 있다.

여야 2인자 그룹의 물밑 움직임과 고민을 짚어본다.

여권의 권력지도는 어떻게 변모할 것인가.

'집권 2년차' 를 맞아 청와대와 국민회의는 물론 자민련까지도 꿈틀거리고 있다.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의 취임 1주년과 3월 부분개각에 이은 5월 전당대회에서 대략의 그림이 그려질 것이다.

내년 4월로 예정된 총선도 권력지도를 그리는데 주요한 변수지만 현 여권은 공동정권인데다 내각제 개헌이라는 또다른 결정적 변수가 작용하고 있어 어느 정권에서보다 더욱 복잡다단한 형편이다.

여하튼 현 시점에서 국민회의쪽 최대의 관심사는 당 대표체제가 여하히 정립되느냐 하는 것. 일단은 현재의 총재권한대행체제를 청산하고 총재인 金대통령에서 '대표' 로 이어지는 단일지도체제가 도입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이 경우 金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히 읽고 당을 장악할 수 있는 관리형 인사들이 기용될 소지가 크다.

김상현 (金相賢) 고문, 한광옥 (韓光玉).김영배 (金令培) 부총재, 김중권 (金重權)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그런 대상으로 거명되지만 가능성은 오히려 희박하다.

전국정당을 지향하는 차원에서 당명을 개칭하고 영남 출신인 이수성 (李壽成) 평통수석부의장이나 이만섭 (李萬燮) 고문을 기용하는 방안도 검토되리란 얘기다.

이른바 화합형 당직개편론인데, 이수성 부의장의 경우 지난 15대 대선 전후 두차례에 걸쳐 金대통령으로부터 당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은 바 있다.

조세형 (趙世衡) 대행 - 이수성 부의장, 또는 趙대행 - 이만섭 고문이 공동대표를 맡는 카드도 가능하다.

전당대회를 전후해 당내 진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권노갑 (權魯甲) 전 부총재는 막후실세로서 여권내 핵심그룹인 동교동계를 지휘할 게 예상된다.

그는 金대통령이 적당한 거리에 두고 '영입 대표' 등 2인자 군 (群) 을 견제하는 데 적격이다.

자민련과의 내각제 협상과정에서 합당 등 중대한 상황이 벌어지면 전혀 다른 구도가 짜일 수도 있으나 그 가능성은 아주 작다.

한편 5월 전당대회에서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자칫 특정인물이 부각될 경우 여권내 혼선을 가중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金대통령이 이런 구상을 할 경우에는 올 하반기에 정치인 출신 장관들을 당으로 복귀시킨 뒤 적당한 시기에 총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본격적인 선거체제를 가시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이수성 고문.이종찬 (李鍾贊) 국가정보원장.이인제 (李仁濟) 전 경기지사 등 대중적 이미지를 구축한 인사들이 막판에 중용될 가능성도 있다.

이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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