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대 극동연세미나]'북,남정부와 협상나설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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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한은 민간차원의 남북협력을 통해 경제적 실리를 취하는 데 필요하다면 우리 정부와 제한적인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안병준 (安秉俊.연세대) 교수는 7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소장 郭台煥)가 주최한 '99년 남북관계 전망' 세미나에서 "북한은 대남관계에서 민간과 경제협력을 위한 교류는 하면서 정부와의 협상을 피한다는 원칙을 고수해 왔지만 이젠 수정이 불가피할 것" 이라며 이같이 내다봤다.

◇ 안병준 교수 = 북한은 올해 핵카드를 포기하느냐를 놓고 선택을 내려야 한다.

북한은 대미관계에서 적어도 한차례 지하 핵의혹시설 현장접근을 허용해 파국을 면하려 들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남북대화도 제한적으로 재개될 것이다.

미국.일본의 강경자세와 북한경제의 파산 등 94년과는 상황이 달라졌다.

우리 정부와 주변 4국도 북핵개발을 허용치 않을 것이므로 결국 북한은 점차 국제체제 안에 통합될 것이다.

◇ 이종석 (李鍾奭.세종연구소 연구위원) 박사 = 북한이 김일성 유훈 (遺訓) 과 김정일 교시가 동거하는 체제로 가고 있다.

올해 안에 노동당 기구에 대한 부분개편과 보강이 이뤄질 것이다.

군사국가의 제도화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 군사력 강화나 이를 위한 구조개편은 없을 것이다.

다만 외형적으로 대외협상.체제단결을 위해 군사를 강조하는 이른바 '선군 (先軍) 사상' 이 대두할 것으로 보인다.

◇ 차영구 (車榮九) 국방부대변인 = 남북 대결구도가 북한의 유일한 생존수단이므로 북한은 군사부문에 집중적인 투자를 계속할 것이다.

우리 군은 지난해 북한의 집중적인 도발로 홍역을 치렀다.

포용정책 때문에 군 기강 (紀綱) 의 해이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있으나 정부정책과 군의 기강이 직접 연결돼 있는 것은 아니다.

◇ 조동호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박사 = 현대그룹 금강산사업의 원활한 추진 여부가 대북투자 활성화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금강산사업은 북한과 현대라는 개별기업의 사업으로, 북한의 정책변화나 남북당국간 접촉에 의한 제도적 환경변화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대북투자의 전면적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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