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유인택·명계남·문성근, '일 저질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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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지겨워, 지겨워. " 서로 마주보며 말은 그렇게 하는데 그들의 표정은 영 딴판이다. 악동같은 웃음이 삐죽삐죽 새어나오는 얼굴로 서로 바라보는 눈길에 푸근함이 묻어난다.

지난해 '영화운동가' 로 나서겠다고 고백한 배우 문성근 (46), 소설가에서 영화 '초록물고기' 를 연출하며 늦깍이로 데뷔한 이창동 감독 (45), 영화제작자로 활동하면서도 한국영화에 필사적으로 (?) 얼굴을 내미는 감초배우 명계남 (47) , 운동권 출신의 영화제작자 유인택 (44).

그 '지겨운' 우정으로도 모자랐던 걸까. '좋은 영화는 좋은 시나리오에서부터' 라는 모토를 내걸고 지난해 시나리오 창작기금을 추진했던 이들이 이번엔 영화 창작자를 지원하는 투자.제작사 '유니코리아문예 투자사' 를 설립한다고 5일 발표했다.

지난 연말 스크린쿼터 존폐 논쟁이 다시 불거졌을때 여느 영화인들보다 앞장선 '투사' 가 되어 밤을 지새우며 토론하고 문건을 작성한 그들. 그들의 동지적 관계는 이미 '그 섬에 가고 싶다' (이창동 시나리오, 문성근.명계남 출연)에 이어 '초록물고기' 의 감독.배우로 다져진 인간적 믿음의 결과다.

새로 설립되는 투자사의 대표는 문씨. 지난해 시나리오 창작기금 1억원을 선뜻 내놓은 문씨의 대학동창 염태순씨 (가나안 대표)가 자금담당 이사를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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