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 내부 敵이 문제"-NY특집서 다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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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미국경제가 고성장.저실업.저물가 등을 뽐내며 순항하고 있지만 우려할 만한 '암초' 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뉴욕 타임스는 4일 99년 경제전망을 다룬 특집기사에서 국제 금융위기나 유가급락 등 외적 요인보다 뿌리깊은 '5대 내부 고질 (痼疾)' 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 소득격차 확대 = 지난 28년동안 (1969~97년) 고졸 백인남성 (25~34세) 의 소득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약 30%가 줄었다. 반면 대졸자의 소득은 급격히 늘어났다. 0.5%의 부유층이 전체 소득의 11%를, 5%의 가구가 전체 소득의 20%를 벌어들였다. 최대의 부국이라는 미국 어린이 중 5분의1이 빈곤상태에 놓여 있다.

◇ 빈익빈 부익부 = 전체 가구의 꼭대기 1%가 전체 부 (富) 의 40%를 향유하는 반면 밑바닥 40%의 재산은 전체의 0.2%에 불과하다. 전체 가구의 20%가 자산보다 빚이 더 많거나, 빚을 갚고 나면 한푼도 없는 상태.

◇ 생산성 저하 = 임금은 생산성 향상에 비례해 오르는 것이 정상이다.

생산성 향상분 이상으로 지급되는 임금은 투자자나 채권자에게 돌아갈 몫을 빼앗는다는 얘기고, 이같은 일이 한두번은 몰라도 계속 되풀이될 수는 없다.

50, 60년대에는 생산성이 연평균 3%씩 증가했으나 70년대 이후 1% 증가에 머물고 있다.

◇ 교육격차 심화 = 대졸자의 평균소득이 고졸자의 1.5배에 이르고 있으나 대학교육의 수혜는 받는 계층만 계속 받는 형편이다. 상위 25% 부유층 자녀 중 90%가 대학에 진학하지만 가난한 25%에서는 60%만이 대학진학을 시도한다.

◇ 사회보장의 모순 = 수백만명의 노동인력이 개인의료보험료 부담 때문에 차라리 정부의 무료보험에 기대겠다며 근로대열에서 이탈하고 있다. 전체 인구의 16%는 어떠한 형태의 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은 상태.

뉴욕 = 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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