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지지 말아요
이건 나의 슬픔이에요
오랫동안 숨죽여 울며
황금시간을 으깨 만든
이것 오직 나의 것이에요
시리도록 눈부신 광채
아무도 모르는 짐짓 별과도 같은
이 영롱한 슬픔 곁으로
그 누구도 다가서지 말아요
나는 이미 깊은 슬픔에 길들어
이제 그 없이는
그래요
나는 보석도 아무것도 아니에요
- 문정희 (文貞姬.51) '보석의 노래'
때론 폭우로 퍼부어대는 정념 (情念) 인가 하면 때론 호수의 잔물결에 닿아있는 정감을 가진 이 시인에게는 시와 시인이 잘 분간되지 않는 자기동일성이 있다.
보석이 하나의 슬픔으로 바뀔 때도 보석과 슬픔은 이미 내정된 추상인지 모른다.절대조차 한갓 사랑하는 대상 앞에서는 의미가 없다.
아름답다.
고은 <시인>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