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볼트 “2011 대구대회 때 세계신 선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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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우사인 볼트가 본지와 단독으로 만났다. 2009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개막하던 15일 오전(현지시간)이다.

베를린 시내 한 훈련장에서 기자와 만난 볼트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어 예민한 시점이었지만 친절하게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때 중앙일보와 단독 인터뷰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2011년 대구세계선수권대회 때는 새로운 세계신기록을 선물할게요.”

남자 100m 예선을 앞두고 있던 볼트에게 2011년 대구대회에 대해 물었다. 그는 “그때가 되면 내가 24살이 된다.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고 싶다”며 “내 기록이 언제 깨질지는 모르지만 그때 최상의 결과를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를 주목할 모든 사람에게 ‘도전하는 자에게는 불가능이 없다(The Sky is the Limit)’는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국 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르느냐’는 질문에는 “자메이카에서 태어나고 살아와 다른 나라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면서 “과거에 일본에서 대회를 마친 후 잠시 한국에 들러 한국식 국수를 먹은 적이 있다. 대구 대회 때 가면 한국을 많이 경험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평소 기이한 행동과 자유분방하기로 유명한 그였지만 기자와의 인터뷰 중에는 매우 진지했고 상대를 배려할 줄 알았다. 그는 “내 성격이 자유롭다고 해서 훈련까지 자유롭지는 않다. 일주일에 6일간은 훈련 스케줄로 꽉 짜여 있다”며 “하루에 한 시간씩 근력운동을 하고 세 시간 이상을 트랙에서 훈련한다. 훈련 때는 기록 단축보다는 큰 키의 약점을 보완할 자세를 교정하는 데 주력한다”고 소개했다.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에서도 3관왕(100·200·400m 계주)을 확신하는지 궁금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는 모든 경기를 쉽게 해낼 것으로 생각하지만 어떤 것도 쉬운 것은 없다.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강도 높은 훈련을 하는 길밖에 없다”며 “내 코치는 항상 ‘이기기 위해서는 지는 법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는 법을 이미 터득했기 때문에 난 어떤 선수도 두렵지 않다”고 자신했다.

스타트 전 장난치고 춤을 추듯 몸을 흔드는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자메이카의 전통 춤 동작에다 내 특유의 익살을 더해 만든 것”이라며 “난 경기에 대한 걱정을 잊기 위해 춤을 춘다. 관중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나 역시 즐겁다”고 말했다.

베를린=최원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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