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국가부도 직면 국내산업에도 충격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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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파키스탄의 디폴트 선언이 임박하면서 우리의 새로운 수출유망 시장인 서남아시아지역에 대한 교역과 투자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우리 업체들은 동남아시아 등이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자 파키스탄을 비롯한 서남아시아 시장을 주로 공략해 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KOTRA) 는 핵실험 이후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파키스탄의 외환보유액이 거의 고갈상태에 있으며 특히 민간부문에서는 이미 1~2개월전부터 수억달러에 달하는 지불유예상태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KOTRA측은 "당장 채무불이행이 선언된다면 최근 우리의 수출주종품으로 떠오른 가정.산업용 전자제품의 수출이 거의 전면 중단될 우려가 크다" 며 "파키스탄에 대한 수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전선.철강 등의 입찰물자 수출 역시 완전 중단될 것" 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 (對) 파키스탄 수출은 3억5천9백만달러, 수입은 2억2천2백만달러 수준이었다.

올 들어 7월말까지 수출은 2억1천만달러로 7.6% 증가했다.

다른 지역에 대한 수출이 대폭 감소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적지 않은 규모다.

현재 파키스탄에 진출해 있는 한국업체는 삼성물산.현대종합상사.㈜대우 등 종합상사를 포함해 30여개사에 이른다.

파키스탄이 디폴트를 선언할 경우 무역대금에 대한 외환지급 중단으로 우리 지사.상사의 현지 기업활동이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또 이미 직접투자를 하고 있는 우리나라 12개사 (투자규모 1천2백만달러) 중 수출산업인 봉제관련 2개사를 제외하고는 철수가 불가피하지만 대부분 20~50%의 합작투자로 돼 있어 현금반출이 어려운 상태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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