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천문관측장비 전문제작자 김창수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불과 2년전만 해도 간단한 장비까지 모두 수입하던 천문관측장비를 일본 수출까지 하게 돼 뿌듯합니다. "

국내에서 독보적인 천문관측장비 전문제작자로 꼽히는 김창수 (金昌洙.41.충북괴산군도안면화성리) 씨는 요즘 유난히 바쁘다.

보기 드문 우주쇼인 유성우 (流星雨) 현상이 한달 앞으로 다가온 탓인지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제작 문의전화를 받으랴, 일본수출을 앞두고 견적내랴 눈코뜰 새가 없다.

金씨가 제작하는 것은 천체망원경을 비롯해 관측용 원형돔.슬라이딩돔, 인공천체투영장치 (프로레타륨) 을 포함한 시청각교육시스템 등 천문관측장비 일체.

그가 지금까지 납품한 천문관측장비는 지난 7월 설치한 여주세종천문대를 비롯, 강원.인천과학고, 안성천문대,가평코스모피아 등 다섯군데. 이중 세종천문대에 설치된 지름 6.6m의 돔과 지름 66㎝의 망원경은 국립소백산천문대의 것보다 더 크고 컴퓨터구동방식으로 작동되는 최신형.

지난 9일에는 이를 본 일본 아스트로광학 부사장이 직접 공장을 찾아와 직경 2.5m짜리 개인용 천문대 (약9백여만원) 15대를 주문하기도 했다.

대학에서 천문학이나 기계공학 등을 배운 일도 없는 金씨가 천문관측장비 제작에 나선 것은 지난 91년. 뇌종양을 앓던 둘째 아들 (12) 이 당시 사경을 헤맬 때 하염없이 밤하늘을 보며 시름을 달래던 것이 인연이 돼 '밤하늘 연구' 에 매달렸다.

金씨는 "사업가보다는 장인으로 대접받고 싶다" 며 "좋아하는 밤하늘을 마음껏 볼 수 있는 천체관측소를 세우는 것이 꿈" 이라고 말했다.

괴산 = 안남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