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지 전문회사 '홍선생 교육' IMF한파로 재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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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골이 있으면 산도 있는 법. IMF한파 덕분에 오히려 톡톡히 재미를 보는 회사도 있다.

경남창원시신월동에 본사를 둔 초등학생 학습지 전문회사 '홍선생 교육' (대표 余美玉.38.여) .19평 사무실에 직원 18명의 조그만 회사다.

그러나 서울.부산등 전국 초등학생 20여만명을 회원으로 갖고 있는 학습지 시장의 '떠오르는 별' 이다.

이 학습지 회원은 지난해 11월말 14만여명이었다.

그러나 올들어 불황속 사세를 크게 확장, 6만여명을 더 늘렸다.

서울.대구.광주.포항 등 10여곳의 주요도시에 지사도 올해 새로 설치했다.

지난해 매출은 35억여원. 그러나 올 상반기에만 25억여원의 매출을 올려 올 매출 목표 50억원을 거뜬히 이룰 전망이다.

이는 아이러니컬하게도 IMF한파 덕분이다.

수입이 줄자 학부모들이 학원수강을 줄이고 학습지로 대신하고 있기 때문. 품질이 경쟁력의 기반이 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싫증 안 나고 재미있는 학습지로 학부모들 사이에 잘 알려져 있다.

올들어 전국 초등학교의 '방과후 수업' 이 확대되면서 교사들이 교재로 활용하고 나선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이 회사의 초등학생용 학습교재는 한자.논술.수학 등 3과목이며 유치부용도 있다.

이들 교재는 한국어문학회 회장 고 (故) 남광우 (南廣祐.97년 사망) 박사와 서울 교육대 방인태 (方仁泰).정우상 (鄭愚相) 교수 등의 도움을 받아 만들었다.

서울대 행동과학연구소와 '과학을 사랑하는 사람들' 등 교육관련 20여개 단체들의 지원도 받고 있다.

홍선생 교육은 다른 학습지와는 달리 광고를 거의 않는다.

초등학생.학부모들의 구전을 통해 회원들이 늘어난 것이다.

인쇄시설이 없으나 인쇄비는 적게 든다.

종이를 직접 구매해 계약한 인쇄소에서 인쇄만 시킨 후 제본소로 직접 갖고 가 제본하기 때문. 이를 통해 절감한 인쇄비는 모두 지사로 돌려 준다.

다른 학습지는 월회비의 25%를 본사가 회수하지만 홍선생 교육은 14%만 받는다.

지사설치비도 다른 회사보다 훨씬 싸다.

보증금과 가입비를 합쳐 1천만원이면 되고 교육사업에 대한 사명감이 남다르면 가입비를 전혀 받지 않는다.

전국 지사는 소사장제로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NHK방송의 국내 수학교재 개발팀 등에서 "함께 개발하자" 며 제의도 해왔다.

경남남해출신의 余사장은 대학 (경영학) 졸업후 한국감정원에 6년간 다녔다.

결혼 후 전업주부로 지내다 94년 세 딸 (초등3년.7세.5세) 의 한자 공부를 시키다 알게 된 홍선생 교육 (당시 본사 서울) 이 경영난을 겪자 1년뒤 이를 인수, 본사를 창원으로 옮겼다.

인수 당시 한자 한 과목 뿐이었으나 수학.논술.유치부 등 교재를 추가 개발, 모두 4과목으로 늘렸다.

"창원에 본사를 두고 있다니까 우습게 보는 사람들도 있죠. 지방에서도 전국시장을 장악할 수 있음을 보여 줄 겁니다. " 余사장은 연내 영어과목 교재도 만들 계획이다. 0551 - 267 - 7232.

창원 =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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