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중소기업에 2조 푼다…금리도 2%P 인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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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전철환 (全哲煥) 한국은행 총재는 31일 "중소기업 신용경색을 풀기 위해 한국은행의 총액한도대출 (용어한마디 참조) 을 2조원 늘리고 금리도 2%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며 "이 과정에서 통화량이 늘어나는 것은 감수하겠다" 고 밝혔다.

全총재는 "총액한도대출을 늘리면 본원통화도 그만큼 증발 (增發) 된다" 며 "그러나 증발된 통화를 통화안정증권 발행이나 환매조건부채권 (RP) 매매 등으로 환수할 생각이 없다" 고 덧붙였다.

全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한국은행이 그동안의 통화공급 확대 반대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한편 全총재는 "현재 신용경색은 중소기업에만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지급준비율을 낮추는 식의 무차별적인 통화공급 확대는 중소기업 자금난 해소에 도움이 안된다" 며 일부에서 거론되고 있는 지급준비제 폐지는 물론 지준율 인하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인 全총재는 이날 금통위 임시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총액한도대출 금리 및 한도 조정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이번 조치가 중소기업 대출로 신속히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 먼저 대출해주는 은행부터 선착순으로 대출 순증 (純增) 액만큼을 전액 지원해주기로 했다.

그동안 총액한도대출은 대출실적과 관계없이 은행별로 한도를 할당해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全총재는 "이번 조치는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물론 시중 실세금리에도 인하압력으로 작용할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과 지난 3월 두차례에 걸쳐 총액한도대출을 각각 1조원씩 총 2조원 증액한 바 있다.

그러나 3월 증액된 1조원은 은행들이 대출을 꺼리는 바람에 6천억원밖에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한도가 4천억원 남은 상태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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