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11일 단 40일 만에 파산보호를 졸업하고 뉴 GM으로 출범한 것은 미 정부의 자동차 산업 회생에 대한 의지를 보여 주는 대목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고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자동차 산업 회생을 위해 신속한 뉴 GM 출범을 강력히 요구했었다.
GM대우는 하반기 출시할 글로벌 경차의 초기 품질 강화를 위해 ‘품질 클리닉’을 11일 실시했다. 고객들이 품질담당 직원과 함께 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크라이슬러 학습 효과도 있다.
GM보다 두 달 먼저 파산보호를 신청한 크라이슬러가 채권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역시 40일 만에 ‘클린 컴퍼니’로 재기했었다. 전문가들은 크라이슬러의 파산 규모보다 배 이상 덩치가 더 큰 GM이 파산보호에서 벗어나는 데 최소 석 달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했었다. 뉴 GM은 출범과 동시에 재기의 신호탄으로 중국 시장과 친환경차를 조준했다. 올해 GM의 글로벌 판매 가운데 유일하게 증가한 곳은 중국이다. 뉴 GM은 2012년까지 중국에 200만 대를 판매해 중국 승용차 시장의 20%를 점유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중국에서 이미 81만4442대를 팔아 전년 동기 대비 38% 늘었다. 연말까지 150만 대가 목표다. 또 내년에는 양산 전기차인 시보레 볼트를 출시해 취약했던 친환경차 이미지를 보강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GM대우 초대 사장을 지낸 닉 라일리 GM 아태본부 사장이 중국 상하이에 신설된 GM인터내셔널 부사장으로 임명돼 힘을 받게 됐다. 중국에서 팔리는 GM 차량 가운데 60% 이상이 GM대우가 완성차 또는 현지조립방식(CKD)으로 수출한 차량이다. 하지만 GM대우는 뉴 GM의 수출망이 제대로 가동되려면 최소 6개월 걸릴 것으로 보고 내수 증진과 중국 수출에 주력할 방침이다.
GM대우가 상반기 50%에서 맴돌았던 공장 가동률을 하반기 70%까지 끌어올리려면 내수 확대가 최우선 과제다. 이를 위해 주력 딜러인 대우차판매 이외에 직영판매망과 대형 딜러를 새로 뽑기로 했다. GM대우의 상반기 내수 판매는 4만5045대로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해 시장 점유율이 10% 이하로 떨어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1990년대 대우자동차 시절 내수 점유율이 최소 25%를 차지했던 것에 비춰 20% 목표는 불가능한 수치가 아니다”며 “직영판매망을 늘리고 중대형 딜러를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GM대우는 2, 3년 내에 국내에서 시보레 브랜드로 차량을 병행 판매하는 것도 검토하기로 했다. ‘대우’ 브랜드는 지속적으로 사용하면서 출고할 때 고객이 원할 경우 시보레 마크를 붙여 준다는 것이다.
◆상품성 강화 승부=뉴 GM의 프리츠 헨더슨 최고경영자(CEO)는 비전으로 “고객이 원하는 차를 만들어 판매를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올 초 은퇴했던 상품개발의 귀재 밥 루츠가 제품 및 고객담당 부회장으로 복귀했다. 그는 2004년부터 GM 상품을 총괄하면서 캐딜락CTS와 시보레 크루즈(라세티 프리미어), 비츠(마티즈 후속), 볼트 등을 개발했었다.
김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