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원 "마약 안 하면 히트곡 나올 확률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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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태원이 과거 자신이 마약 사건으로 수감된 뒤 재기하기까지의 과정을 방송에서 공개했다.

김태원은 29일 방송된 SBS ‘야심만만2-요절복통 유치장’에 출연, “1986년, 20세 때 ‘희야’로 가요계를 평정했다. 그 뒤, 대마초로 서대문 구치소에 들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화장실 가까운 곳에 자는 사람이 신입이다. 자다가 너무 슬퍼서 철창을 잡고 노래를 불렀다. 내가 노래를 하니 다들 울더라”고 말했다.

그는 “두 달 후 출소했다. 이승철은 솔로로 화려하게 부활했지만 나는 4년 동안 아무도 안 쳐다보더라. 비참한 상황이었다”며 "낮에 시장에서 술에 취해 누워 자기도 했다.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1차 구속이 된 후에도 대마초를 끊지 못했다"고 말했다.

91년 대마초 사건으로 재구속된 김태원은 "족제비가 내 뱃속으로 들어가 얼굴까지 올라오는 금단현상을 겪었다. 금단현상이 심해져 결국 정신병원에까지 갈뻔했다”고 털어놨다. “(정신병원에서) ‘기타를 가지고 들어가지 못한다’는 말에 아버지는 ‘네가 여기 들어가면 더 돌 것 같다’며 내 손을 잡고 나오라더라. 그 때 끊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가족과 아내의 시선을 외면할 수 없었다. 내가 고아였다면 서른 전에 죽었을 것이다. 마약을 끊은 뒤 ‘사랑할수록’이 대박 났다”고 그는 덧붙였다.

김태원은 “마약을 안 하면 히트곡이 나올 확률이 10분의 1이지만, 약을 할 경우 100분의 1이다. 결국 음악 때문에 약을 한다는 것은 망상이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도 마약 사건이 많이 일어난다. 마약을 하면 간이나 장, 위가 손상되는 게 아니라 뇌가 손상된다. 혈관을 녹인다. 서서히 죽는 거다. 한번 하면 무조건 빠져든다. 그런 사람이 있는 장소에도 있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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