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엘니뇨 모기떼'극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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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경기도 분당 S아파트에 사는 주부 박미영 (朴美英.36) 씨는 요즘 때이른 모기떼의 출현으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

아파트 창에 방충망을 설치해 놓았지만 하룻밤에도 몇차례씩 모기에 물려 신경이 곤두서는데다 아이들이 말라리아나 뇌염에 걸릴까봐 불안하다.

서울불광동 주민들은 모기에 시달리다 못해 지난 12일 은평구청에 모기가 집단 서식하는 불광천 주변을 소독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이같은 소독 신청은 구청별로 평균 3건 이상 접수돼 있다.

서울 H병원 원무과는 저녁에 모기향을 피우고 근무하며 롯데월드 백화점은 18일부터 모기살충제 분무.연막소독을 주2회로 늘려 실시하고 있다.

이같은 모기 극성 현상은 아파트단지.대형건물 등의 지하 보일러실 등에서 겨울을 보낸 월동 모기떼가 봄철 이상고온으로 일찍 깨어나 급속 번식했기 때문. 국립보건원은 경기도고양시 등 전국 10개 지역에서 최근 3주간 조사한 결과 모기 발생 밀도가 지난해에 비해 4배 가까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지난달의 모기 발생 밀도도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높아졌다.

이에 따라 모기약 판매량이 급증해 뿌리는 모기약과 전자모기향 등 매출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보건당국은 지난 2일 전남 해안에서 올들어 처음으로 일본 뇌염모기가 발견되자 6일 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를 발령한 상태.

또 지난달 26일엔 경기도 북부.강원도 등 말라리아 다발지역 거주자 등에게 오후10시 이후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하는 등 말라리아 예방대책을 발표했다.

현재 일본뇌염 환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말라리아 환자는 민간인 환자만도 27일 현재 51명에 이른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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