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갈곳 적은 서울시민들 현충원 나들이도 좋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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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얼마전 서울동작동 국립현충원에 다녀왔다. 탁 트인 시야, 잘 가꿔진 푸른 나무, 단장된 묘비 등이 묘지같지 않고 아늑함과 평안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러나 현충원은 유가족들 외에는 찾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다. 그것은 현충원을 그저 엄숙해야 할 '성역' 으로만 인식해 찾아가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자기와는 거리가 먼 곳으로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성역이란 가까이 가지 않는 곳이 아니고 자주 찾아가 그 곳에 깃들여진 정신과 숨결을 배우고 느낄 때 비로소 그 존재가치가 살아나는 것이 아닐까. 이제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이다. 휴식공간이 적어 가족끼리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서울시민들은 현충원을 주말 가족나들이 장소로 삼아도 좋을 듯하다.

자녀들과 독립투사들이나 6.25전쟁중 장렬하게 전사한 용사에 대해 이야기하며 애국심을 고취할 수 있다면 더욱 뜻깊을 것이다.

이정현 <국가보훈처 근무.서울용산구한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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