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김경호 3집 발라드·메탈 진면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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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김경호는 1년전과 달리 요즘 걸음걸이가 좀 구부정해졌다. 70만장 음반판매, 84회에 달하는 단독공연에 20만 청중동원. 스타가 되고보니 팬들의 시선이 따가워 고개를 숙이고 걷다보니 그렇게 됐다.

그러나 말하는 태도는 1년전과 똑같이 겸손하다. 국어책 읽는 듯 또박또박한 답변. 한데 음반 얘기가 나오면 말투가 달라진다.

"제작자 논리가 강했던 2집과 달리 나의 목소리가 살아있는 작품" 이라 힘주어 말한다. 3집의 타이틀곡은 역시 록발라드다.

김경호의 음역과 창법을 가장 잘 알고있다는 작곡가 유승범이 지어준 '나의 사랑 천상에서도' .편곡과 반주가 조금 튄다는 느낌을 주지만 또렷한 멜로디와 특유의 거침없는 창법으로 시원한 맛을 잘 살렸다. 이밖에 발라드는 4곡이 더있지만 김경호는 "빠르고 힘찬 메탈을 6곡이나 넣었다" 고 강조한다.

바로크메탈.LA메탈 전문 기타리스트 이현석.유주형 등을 기용, 빠르고 현란한 반주를 선보여 건반을 많이 썼던 2집에 비해 좀더 '메탈' 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이런 반주위에 노래마다 멜로디가 좋아 80년대 팝메탈 분위기가 물씬하다.

그룹 퀸을 연상시키는 오페라풍 백보컬이 인상적인 '꿈을 찾아 떠나' 와 '양심선언' 등은 그 전형. 창법도 2집때 보다 안정됐다. 4옥타브를 넘나드는 고음은 자신감에 넘쳐있고 상대적으로 약했던 중저음부도 라이브경험에 힘입어 여유있게 처리되고있다.

3집은 전반적으로 잘 만들어진 팝음반이다. 메탈과 발라드가 균형을 이룬 구성은 가수의 음악적 면모를 부각시키면서 흥행도 챙기는 요즘 가요계 경향을 대변한다.

김경호는 "2집에 못 담은 면모를 보여줘 만족한다" 고 말한다. 하지만 감정을 충분히 싣지못한 직선적 사운드는 여전히 아쉬운 부분. 4집에서는 좀더 성숙된 표현이 필요할 것이라는 충고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주목할 곡은 세번째 트랙 '이수' 다.

R&B색채가 들어간 이 곡은 흑인음악에 대한 김경호의 관심과 음색을 다채롭게 해보려는 욕구를 보여준다. 그는 스타답게 3집의 첫 소개 무대를 4천석짜리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으로 정했다.

6월28일 오후3.7시. (02 - 766 - 5417) 이를 기점으로 내년 2월까지 전국 순회 대장정에 들어간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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