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팝업] 단발머리, 나팔바지 … 영화로 보는 6090 패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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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1964년 ‘맨발의 청춘’. 당대 최고 청춘스타 신성일·엄앵란이 주연한 영화다. 관객은 두 사람의 세련된 옷차림에도 열광했다. 신성일은 아메리칸 실루엣의 수트를, 엄앵란은 무릎까지 내려오는 샤넬 라인 코트에 가죽 모자를 썼다(사진).

영화를 통해 패션을 본다. 한국영상자료원(원장 조선희)은 6월 한달간, 1960년대 이후 시대별 패션을 잘 반영한 우리 영화를 모아 VOD 기획전 ‘Look! 코리안 시네마 패션’으로 소개한다. ‘6090 한국영화’를 통한 패션 탐구다. 60년대 ‘맨발의 청춘’에서 90년대 ‘결혼이야기’까지 7편이 상영된다.

60년대 ‘맨발의 청춘’과 ‘미워도 다시 한번’의 주인공들은 미니스커트에 단발머리, 혹은 전체 길이와 소매가 짧고 좁은 아메리칸 실루엣의 남성복 차림을 선보인다. 70~80년대 영화에는 성 개방의 영향으로 보다 자유스러운 스타일의 의상이 등장한다. 특히 80년대 컬러TV의 등장과 프로 스포츠 시대 개막은, 캐주얼한 유니 섹스 모드에 다양한 색상의 티셔츠와 청바지를 유행시켰다.

70년대 ‘겨울여자’와 ‘영자의 전성시대’에는 나팔바지와 슬림 라인 원피스가, 80년대 ‘애마부인’과 ‘서울무지개’에서는 어깨를 강조한 역삼각형 실루엣에 커다란 액세서리, 짙은 메이크업이 눈길을 끈다. 90년대 ‘결혼이야기’에서는 모델 출신에 ‘콜라같은 여자’로 불렸던 심혜진을 통해 당시 맹위를 떨친 신세대 이미지를 엿볼 수 있다. 관람 무료. www.kmdb.or.kr/vod/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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