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盧 뒤늦은 '화해의 발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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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연합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24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민주당 추미애 의원이 조문하고 있다. 2009.5.24 << 사진공동취재단 >>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가 24일 오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조문하고 있다. 2009.5.24
seephoto@yna.co.kr

(김해=연합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24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정동영 전 장관이 조문을 마치고 돌아가고 있다. 2009.5.24 << 사진공동취재단 >>

무소속 정동영 의원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김근태 전 의원, 민주당 추미애 천정배 의원 등 비노(非盧)진영들이 24일 노무현 전 대통령 빈소가 차려진 김해 봉하마을에 집결했다.

상당수는 참여정부 장관으로 발탁돼 노 전 대통령과 함께 국정 전면에 섰지만 2007년 대선 등을 앞두고 정치적 결별을 고하며 등을 돌렸던 이들이다.

지난 대선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였던 정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쯤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있어서는 안 될 아픔으로 명복을 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공천배제와 무소속 출마 과정에서 '친노386'과 대립했던 그는 전날 봉하마을을 찾았지만 노사모 회원 등이 "뭐하러 왔느냐"라며 막아서면서 발길을 돌린 뒤 인근에서 하룻밤을 묵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11시쯤 조문한 손 전 대표도 굳은 표정으로 "애통한 마음을 뭐라 표현할 수 없다"면서 "고인이 이루고자 했던 뜻이 많았을텐데, 못다 이룬 뜻을 저희가 받들겠다"는 말을 남긴 뒤 춘천으로 돌아갔다.

추 의원도 비슷한 시각 빈소를 방문해 "슬픔과 분노, 고통 없는 곳에서 편히 쉬셨으면 한다. 그 곳에서 등대지기 같은 역할을 해 주시길 빈다"며 울먹였다. 그는 2003년 분당에 반대, 열린우리당 합류를 거부하며 노 전 대통령과 등을 돌렸다.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이게 된 이들 세 사람은 조문 후 접견실에 모여 고인을 추억하기도 했다.

참여정부 법무장관 출신으로 2007년 초 탈당해 노 전 대통령과 각을 세웠던 천 의원도 전날 방북길에서 돌아온 뒤 빈소로 직행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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