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끼리 전화 쇄도하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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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계파 대결 양상이다. 21일 열릴 한나라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 말이다.

당내 인사들은 20일 “상대적 결집도는 비주류인 친박 진영이 강하지만 흩어져 있던 친이 진영도 뜻을 모아 가는 중”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인사는 “19일 오후부터 계파별로 ‘누굴 지지해야 한다’는 전화가 수시로 오가고 있다”고 전했다.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이 박근혜 전 대표의 반대로 무산되고, 친박계인 최경환 의원이 친박 성향의 중립인 황우여 원내대표 후보와 함께 뛰기로 하면서 이런 기류가 강해졌다.

당 화합을 내세운 황우여·최경환 조의 18일 출마 선언이 역설적으로 계파 결집을 불러왔다는 게 중론이다. 비주류 2명이 출마했다는 건 박 전 대표의 용인뿐 아니라 주류의 지원도 예상했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곧바로 ‘보이지 않는 손’ 논란이 제기됐다. 최 의원과 가까운 이상득 의원이 주목받았다.

이 의원이 “나는 엄정 중립”이라고 했지만 논란은 이어졌다. 19일엔 몇몇 의원이 이 의원에게 직접 진의를 물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박 전 대표도 OK한 안이냐’고 했더니 이 의원이 ‘난 진짜 중립’이라고 말하더라”며 “이 의원이 주위에 적극적으로 그런 뜻을 밝혔고, 주류 내부도 정리됐다”고 주장했다.

친박 진영도 “당 화합을 위한 상징성 있는 카드”(홍사덕 의원)라며 고무됐다.

이번 후보들은 원내대표-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에서 친이-친박의 파트너십을 보이고 싶어 했다. 당내에선 “러닝메이트제가 계파색을 더 드러내고 있다”(주호영 의원)는 지적이 있다. 안상수·정의화 원내대표 후보가 친박 파트너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게 그 예란 것이다. 주류에선 “최 의원이 ‘출마 안 하겠다’고 했다가 번복한 게 아쉽다”는 얘기도 나온다.

고정애·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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