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 취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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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 가 25일 출범했다.

金대통령은 이날 오전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앞 광장에서 김영삼 (金泳三).노태우 (盧泰愚).전두환 (全斗煥).최규하 (崔圭夏) 전대통령과 김수한 (金守漢) 국회의장을 비롯한 3부 요인, 외국경축사절 및 각계 각층 인사 등 4만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갖고 임기 5년의 제15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金대통령은 취임선서에 이어 '국난극복과 재도약의 새 시대를 엽시다' 는 제목의 취임사를 통해 정치개혁.경제 재도약.정신혁명.교육개혁.민족문화의 세계화.냉전적 남북관계 청산을 국정운영을 위한 6대 과제로 제시했다.

金대통령은 "오늘은 이 땅에서 처음으로 민주적 정권교체가 실현되는 자랑스러운 날" "민주주의와 경제를 동시에 발전시키려는 정부가 마침내 탄생하는 역사적인 날" 이라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우리가 겪고 있는 오늘의 위기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병행해 실천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며 모든 분야의 좌절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총체적 개혁을 강조했다.

金대통령은 " '국민에 의한 정치' '국민이 주인이 되는 정치' 를 국민과 함께 반드시 이뤄내겠다" 면서 " '국민의 정부' 는 어떠한 정치보복도 하지 않겠다" 고 천명했다.

金대통령은 또 "어떠한 차별과 특혜도 용납하지 않겠으며 다시는 무슨 지역정권이니, 무슨 도 (道) 차별이니 하는 말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을 굳게 다짐한다" 고 선언했다.

金대통령은 경제파탄과 관련, "잘못은 지도층이 저질러 놓고 죄없는 국민이 당하는 것을 생각할 때 한없는 아픔과 울분을 금할 수 없다" 면서 "이러한 파탄의 책임은 국민앞에 마땅히 분명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해 마지 않는다" 고 밝혀 경제청문회 개최 입장을 분명히 했다.

金대통령은 "오늘의 난국은 국회 다수당인 야당 여러분의 협력 없이는 결코 극복할 수 없다" 며 "미안하지만 여러분도 난국에 대한 책임이 있는 만큼 이 국민과 나라를 위해 올 1년만이라도 꼭 정부를 도와주길 간절히 바란다" 며 야당의 초당적인 협력을 촉구했다.

金대통령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똑같이 중시하되 대기업은 자율성을 보장받고 중소기업은 집중 지원함으로써 양자가 다같이 발전해 나가도록 하겠다" 고 약속했다.

또 물가안정과 벤처기업 육성 등을 통한 실업문제 해소, 기술개발, 외국자본 유치, 쌀의 자급자족 실현과 농어가 부채 경감 등을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金대통령은 "91년 12월 채택된 남북기본합의서를 그대로 실천만 하면 남북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며 합의서 이행을 위한 특사교환을 제의했다.

나아가 "북한이 원한다면 정상회담에도 응할 용의가 있다" 고 밝히고 "새 정부는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경수로 건설과 관련한 약속을 이행할 것" 이라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교육개혁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적 과제" 라며 ▶대학입시제도의 획기적 개혁▶능력위주의 사회 구현▶청소년들의 과외로부터 해방과 학부모의 사교육비 경감 등을 반드시 성취하겠다고 다짐했다.

金대통령은 취임식에 앞서 오전8시35분 국립묘지를 참배했으며, 오전9시 청와대에 들러 김종필총리지명자와 한승헌 (韓勝憲) 감사원장지명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안에 재가하는 것으로 공식 집무를 시작했다.

金대통령 내외는 이날 심우영 (沈宇永) 총무처장관으로부터 국가 최고훈장인 무궁화대훈장을 증정받았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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