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다 국제통화기금 (IMF) 한파 (寒波)가 겹치면서 지난해 고용사정이 크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은 물론, 취업자 중에서도 상용 (常用) 근로자는 줄고 임시.일용직 근로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또 매출부진에 따라 조업을 단축하는 기업이 늘면서 작년 취업자의 평균 근로시간도 주당 51.3시간으로 지난 80년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중화학 취업자가 사상 처음 감소했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97년 고용동향' 에 따르면 작년 실업자는 55만6천명으로 86년 (61만1천명) 이후 가장 많았다.
◇ 임시.일용직이 늘고 있다 = 작년 임시직 근로자는 연평균 4백20만4천명. 96년보다 33만5천명 (8.7%) 이 늘어났다.
일용직 근로자도 1백89만명으로 96년보다 9만3천명 (5.2%)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임시.일용직 근로자는 6백9만4천명으로 전년대비 42만8천명이 늘었다.
전체 임금근로자에서 임시.일용직이 차지하는 비중도 ▶95년 42.1%에서 ▶96년 43.4% ▶97년 46.1%로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반면 상용 근로자는 7백13만3천명으로 96년에 비해 3.3% (24만4천명)가 줄었다.
◇ 근로시간이 줄고 있다 = 작년 취업자의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51.3시간. 96년 보다 0.9시간 줄었다.
특히 주당 취업시간이 36시간 미만인 근로자가 1백54만6천명으로 24만8천명 (19.1%) 이나 늘어난 반면 54시간 이상 취업자는 같은 기간 47만8천명이 줄어 대조를 이뤘다.
◇ 사회 초년생의 취업이 안된다 = 불황의 여파로 기업들이 신규채용을 대폭 줄이면서 학교를 졸업하고 막 사회에 발을 들여놓은 고졸.대졸 실업이 크게 늘었다.
작년 실업자 55만6천명중 직장에 다니다 일자리를 잃은 전직 (轉職) 실업자는 31만9천명으로 96년에 비해 23.2%늘었지만 사회 초년생등 신규실업자는 23만7천명으로 같은 기간 43.6%나 증가했다.
특히 96년까지 감소세였던 여성 신규실업자는 지난해 3만9천명이 늘어 전년에 비해 63.9% 증가했다.
한편 실업률은 95.96년 2%에서 작년에는 2.6%로 껑충 뛰었다.
◇ 중화학공업 취업자가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 그동안 경공업 부문에서 나온 실업자를 꾸준히 흡수해온 중화학공업 분야에서도 작년에는 취업자가 5만5천명이나 감소했다.
중화학공업 취업자 수가 줄어든 것은 사상 처음이다.
또 건설.음식.숙박.도소매등 고용을 주도해온 사회간접자본및 기타서비스업 취업자수도 작년 4.1% 늘어나는데 그쳐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다.
◇ 노년층 취업자는 오히려 늘고 있다 = 취업자를 연령별로 보면 20대초반은 큰폭 줄어든 반면 40대이상은 오히려 늘었다.
특히 60세이상 노년층 취업자는 1백96만6천명으로 96년에 비해 7%나 증가했다.
통계청은 "퇴직 후에도 일을 하려는 노년층이 많은데다 음식.숙박.건설업등에서 임금이 비싼 젊은 근로자 대신 노년층 고용을 늘렸기 때문" 으로 풀이했다.
◇ 부산.대구 실업률이 높다 = 지역별로 보면 섬유.신발등 경공업이 몰려있는 부산.대구 실업률이 3.9%로 가장 높다.
반면 제주도는 실업률이 1.1%로 전국 15개 시.도중 가장 낮았고 충남 (1.3%) 과 경북.경남 (1.7%) 도 실업률이 2%를 밑돌았다.
정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