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비서관 내정자 2∼3명 자리바꿈 검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측은 발표된 후보들중 일부에 대해 언론의 부정적 평가가 나오자 대책마련에 부산했다.

金당선자와 김중권 (金重權) 당선자비서실장은 오후5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던 소파 (小波) 방정환선생 탄생 1백주년기념 문집 헌정식에 참석했다가 곧바로 삼청동 안가로 향해 여론의 반향 등을 점검하며 최종 인선작업을 숙의. 두 사람은 이에 앞서 비상경제대책위와의 오찬보고 직후에도 여의도 국민회의 당사의 총재실에서 만나 깊은 얘기를 나눴다.

일부 수석에 대한 여론의 집중된 비판이 주된 논점이었다는 후문이다.

주변에선 金실장이 이날 오전 "명단에 들어있지 않은 사람을 새로 확정발표할 계획이 없다" 는 원칙을 재확인한 점을 들어 일부 내정자와 후보의 영역바꿈이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정무수석 후보로 발표된 모 인사가 다른 자리로 가고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이 또다른 자리로 가는 2~3명선의 내부이동이 검토되리라는 것. 때문에 후보로 거명된 인사들 일부는 스스로도 " '담당업무' 가 바뀔 수 있는 것 아니냐" 고 갸웃해 했다.

이와 함께 당내에서는 회심의 첫 여론검증식 인사가 매끄럽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언론에 의한 공개청문회 방식을 취하면서 굳이 스스로 몇가지 족쇄를 채움으로써 차선책을 대비할 기회를 무산시켰다는 지적이다.

한 간부는 " '발표된 후보들 이외의 인사는 없다' 고 못박지 않았어도 부담없이 새 인물을 기용할 수 있었을 것 아니냐" 며 "金당선자측이 1차 검증에 너무 자신한 것 같다" 고 말했다.

그는 "인선 발표일을 10일로 미리 정해놓은 것도 문제" 라면서 "발표 사흘만에 공개검증을 마치겠다는 것은 충분한 논의를 배제한, 요식행위에 그쳤다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 고 아쉬워했다.

김석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