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국산품 애용운동 나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외환위기를 겪는 동남아 국가들이 달러화를 아끼기 위한 국산품 애용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제통화기금 (IMF) 구제금융 사태를 간신히 모면하고 있는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10월 올해 예산편성때부터 '수입 억제' 목표를 분명히 했다.

아시아 금융위기가 처음 시작됐던 태국도 허리띠 졸라매기가 한창이다.

이탈리아제 고급 셔츠인 '베르사체' 를 즐겨 입으며 수입품 소비의 상징적 인물로 여겨졌던 사난 카촌프라삿 내무장관이 지금까지 입었던 고급 의류를 모두 경매로 처리하고 앞으론 국산품만 입을 것을 선언하고 나섰다.

그는 또 지방정부의 주지사 및 공무원들에게 국산품 애용에 동참하도록 촉구했다.

또 연말연시때 이웃 나라 휴양지로 여행을 즐겼던 상류층들도 감봉.실업 등의 싸늘한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해 여행을 자제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고위층 가족들의 해외 쇼핑이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정부 주도로 국산품 애용을 강력 촉구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도 동남아산 제품의 밀수를 엄격히 단속하는 한편 수입품 TV광고에 대한 검열기준을 강화하는 등 나라마다 '수입품 소비 억제' 묘안 찾기에 부심하고 있다.

윤석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