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많은 신생아,비루관 막힘 가능성 의심해봐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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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감정을 표현하는데 눈물만큼 극적인 수단도 없다.

'눈물이 많다는 말을 감정이 풍부하다' 는 의미로 해석할 정도. 하지만 신생아가 눈물을 많이 흘린다고 '정이 많은 아이' 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오히려 눈물이 배출되는 비루관이 막혀있을 가능성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비루관은 눈 안쪽의 눈물배출구 (누소관) 와 코 안쪽을 연결하는 눈물 배출통로. 울때마다 콧물이 나는 것은 쏟아지는 눈물이 비루관을 통해 코로 흘러들어가기 때문이다.

국내 조사에 따르면 신생아의 6.25%가 비루관이 막힌채 태어난다.

눈물이 코로 빠져나가지 못하니 계속 눈물이 고이고 눈꼽이 끼는가 하면 감염기회가 높아져 눈병이 자주 생긴다.

연세대의대 세브란스 안과 이상렬 (李相烈) 교수는 "다행히 6개월에서 9개월정도 지나는 동안 이들 비루관폐쇄증 어린이의 70~80%는 자연치유된다.

그러나 이후에도 계속 눈물을 흘리면 비루관을 뚫어주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고 말한다.

국소마취를 하고 가는 관을 눈과 코 사이에 넣어주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 이처럼 조기치료를 서두르는 것은 나이가 들수록 수술규모가 커지기 때문. 돌이 지나 치료를 하면 재발이 잘돼 눈물통로를 뚫어준뒤에도 실리콘 관을 한동안 삽입하고 있어야 한다.

또 3~4세때 치료를 하면 비루관이 완전히 유착되어 코뼈를 뚫어 비루관을 만들어주는 성형술을 해야한다는 것. "결국 6~9개월까지 눈 맛사지 (그림) 를 해주면서 기다려보다 돌전에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는 金교수의 설명이다.

눈물 배출통로가 막히는 질환이 신생아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노인들은 시도때도 없이 흘러넘치는 눈물때문에 오해도 많이 받게된다.

성인에게 눈물이 많은 것은 눈물이 많이 생성되거나 눈물배출통로가 막혀 빠져나가지 못하는 두가지. 각막및 결막염.갑상선 안질환.알레르기성이 아니라면 노인들은 신생아와 같이 눈물배출통로가 막혀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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