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필요하나” “법대와 차이 뭐냐” … 한나라 최고위서 갑론을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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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난한 사람들이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에 얼마나 들어갈 수 있나.

▶장윤석 법제사법위 간사=(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특별전형은 정원의 5~10% 정도고 올해에는 전체적으로 6.25% 정도 입학했다.

▶허태열 최고위원=그 정도면 진정성이 없다.

▶홍 원내대표=에이 됐다. 그 정도면 크지.

2일 한나라당 최고위. 장윤석 간사가 1일 여야가 합의한 변호사시험법 개정안 내용을 보고하자 최고위원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대부분 부정적 입장이었다. 한나라당은 변호사시험법에 대해 찬성 당론을 정했지만 지난 2월 국회 본회의 표결 때 반란표가 나와 부결됐다. 홍 원내대표는 “지난번에도 ‘로스쿨이 귀족들의 잔치가 될 수 있다’는 말 한마디에 부결됐다”며 “예비시험제도를 도입하지 않으면 부의 대물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법사위의 여야 합의안은 ▶예비시험제도는 도입하지 않기로 하고 ▶변호사시험 응시 횟수를 5년 내 다섯 번으로 정하고 있다.

박희태 대표는 로스쿨 제도 자체를 반대했다. “미국 외에 로스쿨이 성공한 나라가 없다”며 “남이 실패한 제도를 꼭 따라가서 코피가 터져야 돌아오겠다는 발상이다. 도무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까지 했다. 박 대표는 “그냥 시험을 쳐서 능력 있는 사람이 법관이 되면 될 것을, 자연스러운 것을 왜 인위적으로 비트느냐”고 말했다. 당황한 장 간사가 “ 도입이 된 마당에는 입법적으로 지원을 해주는 게 맞지 않겠나”라고 답했지만 박 대표는 “다 쓸데없는 이야기”라고 일갈했다. 박 대표와 홍 원내대표, 장 간사 모두 법조인(검사) 출신이다.

주호영 원내수석부대표도 “로스쿨과 법대 교육이 전혀 차이가 없다”며 “사법고시가 완전히 폐지되는 2017년이 되면 로스쿨 제도를 유지할지 말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성진 최고위원만 홀로 “로스쿨 도입 취지는 교양과 상식·균형감각을 갖춘 법조인을 양성하자는 것”이라며 찬성의 뜻을 밝혔다.

선승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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