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외국인 투자한도 확대…자금유입 효과 미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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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3일부터 외국인이 국내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종목당 한도가 23%에서 26%로 3%포인트 확대됨에 따라 증시에 얼마나 많은 자금유입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5차례 한도확대때마다 외국인들이 매번 뭉칫돈을 싸들고 들어왔지만 이번엔 환차손 (換差損) 부담때문에 무조건 '팔자' 에 나서는 상황이어서 이들이 얼마나 적극매수에 나설지 지극히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많은 증시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대형 블루칩들을 투매해 30%를 넘던 이들 종목의 장외프리미엄이 제로에 가까운 상황에서 굳이 한도확대 직후에 주식을 살 필요성을 느끼지 않고 있다" 면서 외국인매도 공세가 뚜렷이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LG증권 관계자는 "외국인 예비주문을 받아본 결과 SK텔레콤과 포항제철에 다소 손님이 몰렸을뿐 한국전력과 삼성전자등 여타 우량주들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면서 "한도확대 당일 자금유입 규모가 잘해야 2천억원 정도에 그칠 것 같다" 고 추산했다.

92년1월 증시개방 이후 5차례의 외국인 한도 확대때마다 한달동안 5천7백억~1조5천억원이 국내 주식시장에 흘러 들어왔고 지난 5월2일 5차 한도확대 개시일엔 하루동안 6천여억원이 유입되기도 했다.

증시 일각에선 국내주식 시가총액의 13%를 보유한 외국인들이 이미 보유물량의 10% 가량을 팔아치운 시점에서 이번 한도확대를 계기로 순매수로 전환될지 모른다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햇다.

증권감독원 관계자는 "이번 한도확대 당일 포항제철등 17개 종목 3천4백여억원의 신규투자 여유가 생겨 외국인 매도세는 일단 진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고 밝혔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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