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서 나체결혼식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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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대만의 유명 전위 사회운동가인 신부 쉬샤오단 (許曉丹.38) 과 건강기구상인 신랑 우룽창 (吳榮昌.47) 의 나체결혼식이 19일 대만 가오슝 (高雄)에서 열려 화제를 뿌리고 있다.

이번 나체결혼식을 주도한 측은 중학교사.모델.배우등의 다채로운 경력을 가진 신부로 그녀는 지난 89년 입법의원 선거에 '유두 (乳頭) 로 주먹에 맞선다' 는 구호를 내걸고 출마했다가 낙선한 적도 있다.

그러나 당시 그녀가 벌거벗은 몸으로 국민당 당기를 찢고 나오던 모습은 대만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녀는 이날 결혼식 주제를 '벌거벗음으로 허위를 깨뜨리자' 고 정하고 과감히 옷을 벗어던졌다.

그녀의 유명세덕에 가오슝의 세계무역광장에서 '에덴동산의 혼례' 란 이름아래 치러진 결혼식엔 입장료 1천대만위안 (약3만원) 을 내고 들어온 약 1천여명을 웃도는 유료 하객들로 대혼잡을 빚었다.

이날 결혼식의 하이라이트는 신부 입장식. 이브처럼 아랫도리만을 나뭇잎으로 살짝 가린 許가 네명의 건장한 청년이 멘 교자위에 올라 등장하자 하객들이 그녀와 악수하기 위해 앞다퉈 몰려드는 바람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한편 대만경찰은 이번 결혼을 음란행위로 규정, 기소할지를 고심하고 있으나 許는 나체결혼을 인간의 허위를 벗기 위한 인체예술적 표현으로 주장하고 있다.

홍콩 = 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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