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일단 넘긴 뉴코아그룹…재정경제원 "연쇄부도 막아라"개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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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뉴코아가 위기에 몰렸던 20일 뉴코아 처리방안을 놓고 뉴코아와 은행권 그리고 재정경제원간에는 거래은행에 대한 자금 지원요청→화의신청 잠정결정→뉴코아 살리기 지원의 순으로 반전이 되풀이됐다.

지난 10일 ㈜쌍방울이 화의신청을 공식 발표했다가 자신들도 모르는 상태에서 구제 결정이 난 것과 비슷한 수순이 거의 비슷하게 반복된 것. 한편 뉴코아가 처음으로 24시간 할인점인 킴스클럽과 뉴코아 백화점등 전 점포를 이날 하후 임시휴무로 정하면서 입점업체등의 반발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날 아침부터 '뉴코아가 화의 (和議) 를 신청할 것' 이란 소문이 파다하게 나돌았고, 뉴코아는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에 '사흘간 돌아올 결제자금 5백50억원에 대한 지원' 을 요청. 그러나 은행측이 난색을 표명하자 화의신청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뉴코아측은 은행권의 추가지원이 없을 경우 20일 돌아오는 1백억원과 21일 돌아올 4백억원을 막을 방법이 없어 정상영업이 불가능하다는 것. 뉴코아측은 이날 오후 하나은행을 찾아 다시 자금지원을 요청했으나 역시 결론을 못내고 발길을 돌렸다.

이에 따라 뉴코아는 '최후의 대안으로 부도방지협약.법정관리.화의중 한가지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 는 입장을 표명했고, 뉴코아의 화의신청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 졌다.

주거래인 제일은행 관계자도 '화의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후 3시 정도가 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뉴코아가 위기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는 것. 이 과정에는 최근 연쇄부도와 증시폭락, 금융권의 불안에 위기감을 느낀 재정경제원이 뉴코아 도산에 따른 파장을 우려해 은행권의 협조융자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뉴코아백화점과 킴스클럽이 이날 임시휴업에 들어감에 따라 납품업체들은 뉴코아그룹이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 신문사등으로 문의해오는 바람에 업무가 마비될 지경. 이들 업체들은 법정관리나 화의신청에 들어갈 경우 밀린 납품대금을 당장 결제받기가 어렵기 때문에 한푼이라도 덜 물릴려면 매장의 물건이라도 빼내 가겠다는 입장. 뉴코아 백화점 부근에는 뉴코아의 요청에 따라 출동한 전투경찰3개중대가 입점 상인들의 접근을 막기도.

…뉴코아 김의철 (金義徹) 회장등 임원들은 19일 밤늦게까지 1백억원이 넘는 결제자금 대책을 논의했지만 뾰족한 수가 없자 오후 10시30분경 협력업체들과 사전협의없이 전격으로 '휴업' 을 결정. 인수 실무작업을 진행하던 LG백화점 유수남 (柳秀男) 사장과 趙한용 기획관리담당이사는 이날 오후 3시부터 긴급회의를 열고 향후 대책마련과 뉴코아측이 요구한 인수금액을 재산정했다는 후문.

김종수·남윤호·유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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