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받은 고교씨름왕 살인도 저질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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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강도범을 붙잡아 표창을 받았던 고교 씨름왕이 술에 취한 사람의 금품을 털다 살인까지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12일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중인 서울 H고 3년 金모 (17) 군등 이 학교 씨름부원 11명 가운데 金군등 3명이 취객을 폭행, 숨지게 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에게 강도치사혐의를 추가 적용키로 했다.

경찰에 따르면 고교 씨름왕인 金군등은 지난달 3일 오전3시30분쯤 서울강동구길1동 J빌라 앞길에서 술취한 咸모 (47.택시기사.서울강동구천호3동) 씨를 폭행하고 현금 2만1천원등이 든지갑을 털어 달아났다는 것이다.

咸씨는 쓰러져 있다가 주민의 신고를 받고 곧장 출동한 경찰관에 의해 강동성심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5일만에 뇌출혈등으로 숨졌다.

경찰 조사결과 金군은 咸씨의 뒷머리를 주먹으로 쳐 쓰러뜨린 뒤 또다른 金모 (16) 군이 어깨를 누르는 동안 구둣발로 咸씨를 서너차례 폭행, 정신을 잃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에 앞서 지난 8월부터 2개월동안 강동구천호동 일대에서 3~4명씩 몰려다니며 취객을 상대로 3백30만원을 빼앗아온 혐의로 金군등을 구속했다.

최근 열린 진로배 전국 씨름대회등 전국대회에서 모두 여섯차례 우승한 金군은 지난달 23일 오전1시50분쯤 서울성북구길음2동 주택가 골목에서 행인을 폭행하고 돈을 빼앗아 달아나던 10대 강도범 3명중 1명을 격투끝에 붙잡아 구청장과 경찰서장 표창을 받았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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