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총재 비자금정국…신한국당 비주류 거취유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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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신한국당내 비주류 인사들의 침묵이 장기화하고 있다.

11일 의원총회 직후 서석재 (徐錫宰) 의원은 "파문이 정리될 때까진 거취결정을 유보하겠다" 고 말했다.

서청원 (徐淸源) 의원측도 마찬가지다.

조순 - 이인제 - 통추등을 엮는 4자 연대론이나 10월 중순 거사설도 쑥 들어갔다.

비자금 파문은 이들을 국외자 (局外者) 로 묶어놓고 있다.

그러나 물밑에서 이들은 이번 비자금 파문이 정국에 미칠 영향을 탐지하기 위해 안테나를 바짝 가동하고 있다.

비자금설이 처음 폭로됐을때 비주류측 인사들은 폭로의 주체가 누구냐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가 주도할 경우 독자행보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그러나 나름의 정보수집을 통해 이회창총재 중심의 당에서 주도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이제 이들은 비자금 파문의 결말이 어떻게 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비주류 인사들은 지금까지의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비자금 제공 기업의 명단을 폭로한 것은 중대한 패착" 이라고 규정짓고 있다.

한 민주계 의원은 "국민회의에 타격을 가하지도 못하면서 여론의 비난을 사게 됐다" 며 "이젠 게도 구럭도 다 잃어버린 형국" 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우리가 나서지 않아도 李총재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더욱 확산될 것" 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자충수란 얘기다.

비주류 인사들은 그런 점에서 오히려 대선구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李총재가 반전 (反轉) 의 기회를 잡지 못하면 정치권의 판짜기가 도래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하고 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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