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301조 발동 국내업계 반응…국산 자동차 이미지 손상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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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국내 자동차업계는 슈퍼 301조 발동이 당장 수출에 큰 지장을 주지않겠지만 양국이 WTO (세계무역기구) 제소등 치열한 공방전을 벌일 경우 한국차의 이미지 손상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은 2일 '슈퍼 301조 적용이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 이라는 보고서에서 "협상기간중 국내시장의 과보호라는 비난여론이 해외로부터 거세게 일게되면 한국차의 해외판매가 불리해질 우려가 있다" 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이어 "한국차의 무역역조 개선 압력이 높아져 불리한 분위기가 조성될 경우 협상이 종료되기전이라도 유럽등 선진국 수출신장에 악영향이 걱정된다" 고 말했다.

이같은 요인은 기아사태.내수침체등과 상승효과를 일으키면서 한국 자동차산업의 해외진출에 장애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업계관계자들은 "앞으로 두고봐야지만 최악의 경우 301조 발동이 보복관세까지 이어진다면 미국시장을 포기할수 밖에 없을 것" 이라며 긴장감을 감추지못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수출마케팅실 관계자는 "올해 들어 엔저로 바뀌면서 안그래도 미국시장에서 국산차들이 고전하고 있는데 보복관세까지 물게 되면 미국을 뚫고들어갈 방법이 없어질 것" 이라고 말했다.

내년 2월쯤 미국시장에 첫 진출계획을 갖고 있는 대우자동차는 "이번 조치로 인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인식이 나빠질 것이 걱정된다" 고 말했다.

기아자동차 수출담당 임원도 "미국시장에서 관세가 지금보다 10%만 더 올라가더라도 타격이 큰 데 1백%를 맞을 경우 미국시장을 포기해야한다" 면서 "개별 업체차원보다 협회나 정부차원에서 대책을 협의해나가야 할 것" 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국무역협회 박양기이사는 "인도.브라질.일본등 301조가 적용됐던 다른 나라의 선례를 보면 보복조치로 이어진 적이 한번도 없다" 면서 "시간을 두고 냉정하게 대처하면서 자체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힘을 쏟아야한다" 고 말했다.

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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