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일의 추천작]일본대표적 전위극 '맹인 안내견'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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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지난달 1일부터 시작된 '세계연극제' 가 막판에 접어들었다.

오는 15일이면 모든 공식일정은 끝난다.

지난주를 고비로 해외 공식초청작들이 대거 빠져나간 빈 자리를 이번주부터는 국내 작품들이 서서히 메워가고 있는 추세. 이런 가운데 화제작 한편이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재일교포극단 신주쿠 로잔바쿠 (梁山泊) 의 '맹인 안내견' 이다.

그밖의 작품으로 한국의 '남자충동' 과 미국 메레디스 몽크의 콘서트가 주목된다.

◇ '맹인 안내견' (일본, 극단 신주쿠 로잔바쿠) =극단 대표 김수진 연출. 60년대부터 전위극 스타일의 연극으로 일본 소극장 운동을 주도해 온 극작가 겸 연출가 가라 주로 (唐十郎) 의 대표작이다.

그는 김씨의 직계 스승이다.

작품의 무대는 신주쿠 광장의 물품보관소. 안내견 파킬을 찾아나선 맹인 하리오오와 불량소년.이초란 여인.이초의 망부 (亡父) 등이 등장한다.

가라주로의 여느 작품처럼 고도의 상징성을 갖췄다.

늙대의 피를 이어받은 '전설의 개' 파킬은 인간의 자유로운 삶을 구속하는 무형적 존재로 부각된다.

신주쿠 로잔바쿠는 올해로 창단 10년된 중견단체다.

창단 초기에는 재일교포 2.3세가 주축이었으나 이제는 상당수의 일본 젊은이들이 가세하고 있다.

4번째 내한공연. 3~6일 금.월 오후7시30분, 토 오후3시.7시30분, 일 오후6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02 - 741 - 3391.

◇ '남자충동' (한국, 극단 환퍼포먼스) =신예극작가 조광화의 연출 데뷔작. 남성의 비열한 폭력행사에 대한 실랄한 조롱이 담겨있다.

감칠맛 나는 남도 사투리가 일품. 초연과 달리 주인공이 안석환에서 김세동으로 바뀌었다.

서울연극제 실연심사작. 3~8일 평일 오후4시30분.7시30분, 일.공 오후3시.6시 문예회관 대극장. 02 - 760 - 4614.

◇ '메레디스 몽크 콘서트' (미국) = '목소리의 마술사' 로 불리는 메레디스 몽크의 첫 내한 공연. 그녀의 음역은 3옥타브를 넘나든다.

음악.연극.무용등 장르의 벽을 허물며 펼쳐온 그녀의 작업은 목소리 예술의 독특한 영역을 개척해 왔다는 평. '언덕에서 들려오는 노래' '친구 고르기' 등 19곡을 들려준다.

9.10일 오후8시 연세대백주년기념관. 02 - 361 - 3818.

정재왈 기자

〈추천자문위원 : 구히서.이재명.이혜경.김광선 (이상 연극평론가).표원섭 (무용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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