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의 적조 퇴치효과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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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황토의 적조 퇴치효과는 어느 정도나 될까?'

지난달 24일 전남고흥군 나로도 앞바다에서 발생, 남해안으로 확산됐던 올해의 적조가 걱정했던 것만큼의 큰 피해없이 (경남도 집계기준) 22일 오후4시 조사에서 완전소멸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황토의 위력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남도의 경우 올해 적조발생후 사업비 10억여원으로 20여일동안 인력 1만4천여명과 배 5천6백여척을 동원, 황토 6만2천여t을 뿌렸다.

경남도는 이에 앞서 지난해 처음으로 6억여원을 들여 인력 8천여명과 배 5천여척을 동원, 황토 2만5천t을 뿌렸었다.

그러자 황토 영향때문인지는 몰라도 경남 도내의 경우 지난해부터 큰 적조피해가 없는 상태다.

특히 올해는 적조 원인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의 밀도가 최근들어 최대의 피해를 냈던 95년 (3백8억원) 과 비슷한 1㎖에 2만여개나 됐으나 피해는 95년의 1.1%정도인 3억5천여만원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95년에는 적조피해를 집계하기 시작한 88년이후 최대였다.

그래서 올해는 어민들이 서로 황토를 많이 확보하기위한 경쟁까지 벌였을 정도다.

특히 통영시욕지면노대리 상노대어촌계 (계장 김석문.45) 같은 일부 어촌계에서는 황토뿌리기작업에 참여하지 않은 어민들에게 벌금을 물리는 곳도 있을 정도였다.

통영시욕지면노대리 하노대어촌계 김양평계장 (41) 은 "지난 8일오전 양식장앞 4백여m까지 들이닥친 적조를 18명의 어촌계원들과 함께 황토를 뿌린 결과 한마리의 고기도 죽이지 않았다" 며 "황토를 뿌린 뒤 1~2시간이 지나면 검붉은 바다가 푸른 색깔로 변하면서 피해가 전혀 없었다" 고 말했다.

金계장은 "피해가 가장 컷던 95년에는 적조가 밀려오면 배 수십척을 동원해 바닷물을 뒤섞어보기도 했지만 엄청난 피해만 보았다" 고 신기해 했다.

경남도도 이처럼 황토에 적조 퇴치효과가 있음을 2년동안 관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부터는 황토를 더욱 효과적으로 뿌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경남도는 수산전문직 나기환 (羅琪煥) 박사팀이 적조가 아주 심했던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적조생물의 시간대별 이동상태와 밀도변화를 관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부터는 황토살포 시간대를 조정할 계획. 이 조사에 따르면 적조생물은 하루중 오후4시를 전후한 시간에 수심 1m지점에서 밀도가 가장 높았으며 밤이 될수록 깊은 바다로 들어갔다가 아침이 되면 다시 수면가까이 떠 오르는 수직이동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도는 이같은 조사결과로 미루어 적조생물이 수면으로 떠오르거나 가라앉는 시간대인 매일 오전8~10시와 오후6~8시 황토살포작업을 집중적으로 벌이면 더욱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羅박사는 "황토속에 들어있는 알루미늄 이온이 적조생물을 파괴하거나 가라앉히는데다 또 적조발생 원인이 되는 암모니아와 인산염 성분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어 적조를 무력하게 하는 것" 이라고 설명했다.

창원 =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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