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학교에서도 민자유치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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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학교에도 민자 (民資) 유치 바람이 불고 있다.

초.중등학교들이 올초부터 정보통신업체들을 끌어 들여 첨단컴퓨터도 무료로 기증받고 높은 수준의 컴퓨터교육까지 제공받고 있다.

대신 업체들은 방과후 학생이나 학부모들을 상대로 싼값에 컴퓨터교육을 해 주고 수지를 맞추고 있다.

이를 테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관계다.

부산 배산초등학교 (수영구망미동) 는 지난 6월 동원정보기술과 삼성컴퓨터 (586급) 40대를 무료로 제공받는 조건으로 '컴퓨터교육 계약' 을 했다.

이에 따라 동원정보기술은 이 학교에 컴퓨터 40대를 설치하고 강사 2명을 보내 학생 2백40여명, 학부모 40여명에게 컴퓨터교육을 하고 있다.

수강료는 월 3만원. 이 컴퓨터는 3년후 학교 자산이 되고 동원정보기술도 3년간만 컴퓨터교육을 할 수 있다.

학교는 교실만 빌려주고 앉아서 학생들의 컴퓨터 교육을 해결하는 셈이다.

최동수 (崔東壽.58) 교장은 "민간자본 유치로 학교와 학생들은 좋은 시설에서 질높은 컴퓨터교육을 받고 있다" 고 말했다.

동원정보기술의 구명식 (具明植.36) 실장은 "부산.경남지역의 17개 초등학교에 이같은 조건의 계약으로 컴퓨터교육을 하고 있다" 며 "학교당 설치비는 1억~1억5천만원이 들고 컴퓨터 기초에서부터 PC통신.인터넷.홈페이지까지 가르친다" 고 설명했다.

부산 옥천초등학교 (사하구감천동) 는 지난 4월 한교원과 LG - IBM컴퓨터 (586급) 31대를 제공받는 조건으로 컴퓨터교육을 계약했다.

부산에서는 현재 56개 초등학교가 민자유치를 통해 컴퓨터 교육을 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 김석환 (金石煥) 과학기술과장은 "교육청 예산으로 한꺼번에 좋은 컴퓨터를 구입해 교육하면 좋겠지만 형편이 그렇지 못하다" 며 "민자유치로 학생의 교육혜택과 교육청 예산절감등의 효과를 보고 있다" 고 말했다.

대구에서도 18개 초등학교가 지난 6월말부터 이런 방법으로 컴퓨터교육을 하고 있다.

율하초등학교 (동구율하동) 는 지난 5월 덕윤에드코와 컴퓨터를 3년뒤 기증받는 조건으로 586컴퓨터 30대를 들여 놓았다.

대신 덕윤에드코는 그동안 강사 1명을 파견, 1주일에 3시간씩 컴퓨터교육 (수강료 3만원) 을 하기로 해 현재 3학년이상 1백60여명이 방과후 특별활동으로 운영되는 이 강좌에 참가하고 있다.

대구 안심여중 (둥구신기동) 은 대구의 중학교로서는 처음으로 지난 8월 모아컴퓨터로부터 3년뒤 기증받는 조건으로 586컴퓨터 40대를 들여 놓고 학생 2백40여명이 1주일에 2시간씩 컴퓨터 기초에서부터 인터넷에 이르기까지의 교육 (수강료 2만9천원) 을 받고 있다.

대구 화원초등학교 (달성군) 등 대구.경북지역 14개 학교와 계약한 우진교육 우홍기 (禹洪基.44) 사장은 "특히 컴퓨터를 조립, 생산해 판매하는 업체의 경우 자기 회사의 컴퓨터나 프로그램을 홍보할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고 말했다.

부산.대구〓정용백.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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