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의원 여성에게 폭행 당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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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27일 오후 국회 본청 의무실에서 고흥길 문방위원장, 주호영 원내수석부대표, 최구식 의원과 의료진의 부축을 받으며 병원으로 후송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27일 오후 국회 본청 의무실에서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이 전여옥 의원의 부상정도를 살피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27일 낮 12시 30분께 국회 본청 앞에서 '민주화 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 개정 추진에 항의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한 여성 5~6명에게 폭행을 당해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와 전 의원 측에 따르면 이날 전 의원이 국회 후생관쪽에서 나오던 중 부산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공동대표 이모(69.여)씨 등 5~6명의 여성으로부터 머리채를 잡히고 안면을 구타당했다. 전 의원은 곧바로 국회 의무실에서 응급치료를 받았지만, 의료진의 권유에 따라 대형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 의원 측은 전했다.

폭행을 한 여성들은 이날 오전 전 의원의 구로구 사무실 앞에서 법률 개정 시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국회를 항의방문한 일행 40여 명 중 일부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폭행에 주도적으로 가담한 혐의로 현장에서 이씨를 검거해 영등포 경찰서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씨는 폭행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철성 영등포서장을 본부장으로 한 수사본부를 꾸려 이번 사건에 대한 경위와 사전 모의 여부 등을 조사하는 한편 공범들의 검거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범행 경위와 추가 가담자들의 신원 확인을 위해 목격자를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추가 가담자가 확인될 경우 관련자를 전원 검거해 사법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지난 25일 '부산 동의대 사건' 등 민주화 운동으로 인정된 사건의 재심기간을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해 김형오 국회의장은 "국회의원이 국회 내에서 폭행을 당한 것은 헌법기관이자 국민의 대표에 대한 명백한 테러"라며 "경찰은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관련자들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는 이날 오전 전 의원 사무실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 의원 등의 법률 개정 추진은 민주화 운동에 대한 정당한 역사적 평가를 뒤엎는 것은 물론 헌법재판소의 판결조차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사진더보기]▶폭행당한 전여옥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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