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투수 개인타이틀 경쟁 '도토리키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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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투수부문 개인타이틀 경쟁이 절대 강자가 없는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지난해만해도 한화 구대성이 구원부문.다승부문을 동시에 휩쓰는등 투수부문 4관왕에 올랐으나 올해는 마운드를 평정할 에이스중의 에이스가 나오지 않고 있다.

14일 현재 롯데 박지철이 11승2패로 다승 공동 1위.방어율 (1.83) 1위, 김현욱 (쌍방울) 이 다승 공동 1위.방어율 2위에 올라 있지만 누구나 승복하는 절대 강자와는 거리가 멀다.

10승씩 올린 김상진.정민태.이대진이 도토리 키재기식으로 뒤를 따르고 이강철 (승률).이상훈 (구원).정민태 (탈삼진)가 각각 다른 부문에서 왕자로 버티고 있다.

이런 현상은 원년의 박철순 (OB)에서부터 장명부 (삼미).김시진 (삼성).최동원 (롯데).선동열에 이르기까지 한국야구를 대표하던 간판투수들의 명맥이 끊어진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선의 일본 진출후 전문가들은 정민철 (한화) 과 이대진 (해태)에게 왕관이 넘어갈 것으로 예상했으나 아직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정민철은 노히트 노런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기복이 심하고 이대진 역시 어깨부상으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선 이후 최초의 20승 투수인 이상훈은 아예 마무리로 전업했다.

또 목부상에서 회복한 김상진 (OB) 과 허리부상에서 회복한 김상엽 (삼성) 역시 예전의 위력은 아니다.

신인 가운데서도 이들을 대신할만한 투수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임선동 (LG) 은 아예 기교파 투수가 됐고 손민한.문동환 (이상 롯데) 역시 어깨부상으로 저조하다.

한마디로 말해 올해 프로야구는 '에이스 부재' 라는 국내프로야구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한편 다관왕 탄생이 어려운 메이저리그에선 아메리칸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로저 클레멘스가 다승.방어율에서 1위, 승률.탈삼진에서 각각 2, 3위를 지켜 투수 3관왕 탄생을 기대케 하고 있다.

또 일본에서도 주니치 드래건스의 야마모토가 다승.승률.탈삼진에서 1위에 올라 다관왕에 도전하고 있어 국내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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